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뺑소니 사고 열흘 만이자, 창원 콘서트를 끝낸 직후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직원, 언론 홍보팀을 총 동원해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실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했지만, 쏟아지는 정황적 증거들에 결국 두 손을 들고 태도를 180도 바꿨다.
김호중은 지난 19일 오후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저는 음주 운전을 하였습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하지만 그는 그대로 차를 몰고 도주했고, 2시간 후 매니저 A씨가 김호중 대신 운전자인 척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던 김호중은 17시간 뒤에 경찰서에 나타나 뺑소니 혐의만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사고전 유흥 주점을 찾았지만, 음주 사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더불어 또 다른 매니저 B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했고, 매니저에 의해 경기도 구리로 이동하던 김호중은 편의점에 들러 맥주 4캔 등을 샀다.
경찰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사고 전 김호중의 음주 가능성에 대한 소견을 받았다. 또한 경찰은 김호중의 사고 당일 행적을 토대로 관련 인물들의 조사에 착수했다.
뺑소니, 음주운전 논란에도 김호중과 생각엔터테인먼트는 18일과 19일 창원 콘서트를 강행했다. 더불어 김호중 팬덤 ‘아리스’는 SNS 등을 통해 그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행동을 보여 대중의 질타를 함께 받았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잘못된 판단으로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라고 전했다.
김호중은 팬카페에도 글을 남겼다. 그는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며 “우리 식구들의 꿈을 저버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사는 것 밖에 없을 것 같다. 가슴 속에 하나 하나 새기며 살겠다”라고 말했다.
사고로부터 열흘이나 조직적인 거짓으로 일관하던 김호중과 소속사의 행태 덕분에 ‘골든 타임’은 이미 지나갔다는 반응이다.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했던 괘씸죄까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는 23일과 2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 & 프리마돈나’와 6월 1일과 2일 김천 공연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하거나 취소 수순을 밟고 있다.
사진=허정민 기자
조정원 기자 jjw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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