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윤여정의 반백 년 연기 인생을 조명하는 특별 상영 프로그램 ‘윤여정: Youn Yuh-jung’을 열고 그의 대표작 8편을 상영한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회고전을 소개하면서 “한국 영화사에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배우 윤여정의 회고전을 통해 50여년 동안 그가 빚어낸 놀라운 작품들을 기념하는 시리즈를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아카데미시상식을 주관하는 아카데미재단이 2021년 LA에 개관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영화 박물관이다.
윤여정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로써 그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아카데미 측이 예우하는 회고전까지 열리게 됐다.
이날 회고전의 첫 작품 ‘미나리’를 상영한 뒤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현지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평소 즐겨 입는 청바지와 티셔츠, 재킷 차림으로 관객들 앞에 나선 그는 이날도 막힘 없는 영어로 아카데미 측 사회자와 함께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윤여정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상이라는 건 ‘해피 서프라이즈(surprise)’이고, 나에게는 ‘해피 액시던트(accident)’ 같은 것이었다”며 “받는 순간에 기쁘고 잊어버려야지 그걸 받았다고 해서 뭐 달라지고 그러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수상과 이번 회고전의 의미에 대해 “한국영화 위상이 높아져서 생긴 일이다. 제가 참 운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그저 오래 했다는 것, 오래 성실히 했다는 것이지, 잘한 건 없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이번에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상영하는 대표작 8편 중에는 ‘화녀’를 다시 보고 싶다면서 “몇 년 전에 다시 봤는데 김기영 감독의 천재성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절에 저런 영화를 만드셨구나, 세상에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좀 더 오래 사셨으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차기작은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메가폰을 잡는 영화로, 오는 6월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영화는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의 1993년작 ‘결혼 피로연’을 리메이크해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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