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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힙hip한 출가’ 영업사원·학원강사·만화가 등, 삶에 지친 MZ들의 색다른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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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MZ세대는 왜, 무엇을 위해, 집을 떠났는가. 끊임없이 정진하여 열반에 이르고자 하는 수행자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출가 생활의 분위기 또한 달라지고 있다.

속세를 뒤로 하고 출가를 선택한 우리 시대 청년 스님들은 출가란 ‘끊어냄’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 말한다. 합천 해인사, 김천 직지사와 대표적인 비구니 사찰인 수원 봉녕사를 무대로 MZ세대 스님들의 힙hip하게 달라진 출가 생활을 밀착하여 담아냈다.

▲’우리들의 힙hip한 출가’ 영업사원·학원강사·만화가 등, 삶에 지친 MZ들의 색다른 돌파구/KBS

■ 출가(出家)…누구나 한 번쯤은 집을 떠난다!
수원 봉녕사 승가대학의 석좌교수인 도혜 스님은 단순히 가족과 떨어져 살던 집을 나오는 것이 아니라, ‘번뇌의 집’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진정한 출가라 말한다. 그렇다면 굳이 삭발을 하지 않더라도, 굳이 장삼 입고 가사를 두르지 않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의 출가’를 감행해 봐도 좋지 아니한가.

■ 스님이 되어보니
해인사 승가대학 3학년인 견진 스님은 출가 전 학원에서 일했다. 주 7일 근무에 4시간 쪽잠. 나를 돌아볼 겨를 없이 그저 달리기만 하는 삶이었다. “출가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 삶을 살고 있다”는 견진 스님은 하루하루 나에게 집중하고, 내면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삶이 너무 고맙다. 속가에서 영업사원으로 10년을 일했던 혜정 스님은 휴일이면 전화벨의 환청에 시달릴 정도로 번아웃을 겪고 나서야 삶의 방향을 바꾸었다. 사찰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6개월간의 행자 생활을 무사히 마쳤고 지난 3월 직지사에서 수계를 받아 스님이 되었다.


■ 나를 위한 선물
해인사 승가대학의 1학년인 성보 스님은 웹툰 작가였다. 너무 좋아하던 일이었지만, 마감에 쫓겨 자본과 타협해야 하는 현실에 지쳐갔다.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와 어딘가로 바삐 향하고, 다시 지하철에 지친 몸을 욱여넣는 도시에서의 삶은 늘 회색이었다.
속세에서의 성공과 안정을 기대했던 부모님에게는 한없이 죄송하지만, 부처님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 깊은 곳에서 따뜻함을 느낀다.

■ 스님, 깨달음을 얻으셨나요?
해인사 승가대학의 유튜브 채널 운영으로 맹활약 중인 금몽 스님은 출가 후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부딪혔다. 좋든 싫든 많은 스님들과의 단체생활에 적응해야만 한다. 스님도 사람인지라 누군가와 맞지 않아 나도 모르게 번뇌가 올라올 때가 있다. 그런 금몽 스님에게 주어진 소임은 카메라를 들고 사형 사제와 어른 스님들 사이를 누비며 승가대학 생활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일. 금몽 스님은 촬영을 핑계로 만나는 스님들과 격의 없이 키득거리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고, 차츰 내 안의 이기심을 깨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워가는 중이다.

■ 친구야, 출가 어때?
대표적인 비구니 사찰인 수원 봉녕사로 출가한 세영스님은 속가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데에 왜 이렇게 많은 옷과 물건이 필요하며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쓰며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출가하고 나니, 주머니에 10원 한 푼 없어도 걱정 없는 경제적인 자유가 너무 감사했다. 아침마다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그 기분도 끝내준다. 처음에는 걱정하던 속가의 친구들도 세영스님의 밝아진 얼굴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렇게 좋아? 나도 한번 출가해 볼까?’ 하며 고민하는 눈치. 출구 없는 삶에 지친 대한민국의 MZ들에게 출가란 삶의 여러 선택지 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본 다큐멘터리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변화하는 ‘요즘 출가’의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부처님 오신 날 특집 다큐 ‘우리들의 힙hip한 출가’ 편은 2024년 5월 15일 (수) 오후 05시 10분, KBS 1TV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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