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tvN 토일드라마 ‘졸업’의 시작이 불안하다. 최고 시청률 24.9%를 기록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눈물의 여왕’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겨우 방송 2회 만에 논란에 휩싸인 것.
지난 11일 첫 방송된 ‘졸업’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의 설레는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밀회’ 등 멜로 수작을 탄생시킨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 관심을 불렀다.
하지만 1~2회 방영 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연출과 음악, 분위기 등이 안판석 감독의 전작들과 비슷하고, 여주인공인 정려원을 제외하고 다수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출연한 배우라는 점에서 식상하다는 평이 많았다.
또한 시청률 역시 ‘눈물의 여왕’에 현저히 못 미쳤다. 1, 2회 모두 5.2%를 기록,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런 가운데 공교육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하 중등교사노조) 측은 13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졸업’ 1회 속 ‘고등학교 재시험 요구 사건’과 관련한 장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중등교사노조 측이 지적한 내용은 대치동 학원강사 서혜진이 고등학교 국어 중간고사 문제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자 학생과 보호자에게 시험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를 권한 것과 서혜진이 직접 고등학교 국어 담당 교사 표상섭(김송일)을 찾아가 시험문제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하고 “문제가 이렇게 출제된 이유를 알겠다. 낡았다. 이런 문제는 이제 수능에서도 없어졌다”며 재시험을 요청하고, 결국 학교로부터 재시험을 결정하게 한 것 등이다.
이에 중등교사노조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한 과도한 극 중 묘사와 설정은 공교육 일선에서 자라나는 세대를 가르치는 임무를 수행하는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한국 공교육 현장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특정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한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데에 공교육 현장에 대한 오해와 이분법적 사고를 불러 일으킬만한 과도한 설정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인지 의문”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 “방송 이후 유튜브 등에서는 이미 ‘막말하는 (학교) 선생님 압살하는’, ‘출제 오류 사태 말빨로 사로잡은’ 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편집본 컨텐츠가 생성되었고, 이는 스승의날을 바로 앞둔 시점에서 공교육 종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본인의 관점을 고수하려고만 하다가 수세에 몰리자 주인공에게 물리력까지 행사하는 학교 교사가 남성, 눈물을 흘리는 제자를 위해 직접 나섰다가 일방적인 피해를 입는 학원 강사를 여성으로 설정해 대립 구도를 그린 것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이분법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자”라는 반응을 보였으나, 다수는 “공교육 교사들의 입장 불편하겠다 싶었는데 연출부터 작가, 내용까지 너무 아쉽다”, “공교육에 대항하는 드라마 불편하고 유감이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재미를 위해 일선 교육현장에서 애쓰시는 선생님들의 사기를 꺾는 드라마에 불편함을 느낀다”, “드라마 시작 전에 공교육에 대한 사과나 주의 문구라도 하나 들어가는게 맞지 않나” 등 중등교사노조 측의 입장에 공감을 표했다.
출발부터 모든 것이 쉽지 않은 ‘졸업’이지만, 고작 2회밖에 방송되지 않았다. ‘졸업’은 논란을 잠재우고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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