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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박수 받아 마땅한 한국영화의 미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기자수첩-연예]

데일리안 조회수  

전 세계 영화제서 러브콜

최근 한국 영화계는 근심이 짙다. 2024년 한국 영화계가 장르적 다양성의 부재, 관객들의 외면으로 위축돼 쉽사리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초청작이 줄어들자 더욱 실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 두 편이 미드나잇 스크리닝과 칸 클래식 두 편만이 초청됐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재학 중인 임유리 감독의 단편 ‘메아리’가 라 시네프 부문에 상영된다.

2019년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은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으며 신진 감독 영화들을 초청하며 한국 영화의 미래를 발굴하는 비평가주간에 한국 작품이 한 편도 초청되지 못했다.

‘한국영화 위기론’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관람 환경 변화가 주효한 이유로 뽑히지만, 신인 감독 발굴 미흡도 쉽게 지나쳐서는 안되는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두각을 드러내는 신인 감독들이 등장이 과거만큼 활발하진 않지만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존재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지난 2월로 돌아가 보자.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로 은곰상을 수상하고 ‘범죄도시4’가 한국 시리즈 최초로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돼 시선이 쏠렸다. 두 작품만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올려준 건 아니었다.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김혜영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자 이레 주연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제네레이션 K플러스 작품상에 해당하는 수정곰상을 수상했다. 한국 최초의 쾌거였다.

제네레이션 K플러스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과 세계를 탐구하는 현대의 영화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섹션이다. 청소년들이 직접 뽑는 상으로, 심사위원들은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발탁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엄마를 잃은 고등학생 인영(이레 분)이 집세가 밀려 쫓겨나자 자신이 속한 예술단에 숨어 살다 깐깐한 예술감독 설아(진서연 분)에게 들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얼떨결에 같이 살게 되는 두 사람이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베를린 첫 공식 스크리닝 이후 이어지는 무대 인사에서도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우렁찬 박수 세례를 받기도 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책임자 세바스티안 막트(Sebastian Markt)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우리를 사로잡은 영화다. 몸이 움직이는 에너지를 흡수하는 동시에, 표면 아래에 있는 것들을 탐험하는 여정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엄격함과 규율, 그리고 생동감과 멈출 수 없는 생명력에 관한 것들, 모녀, 사랑과 상실, 야망, 경쟁, 연대 등 이 모든 것들이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적 풍경 속에서 전개됐다”라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용감한 주인공을 통해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인 롤러코스터를 태워줬다.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서로를 발견하는 과정과 완벽주의가 삶을 결정해선 안 된다는 점을 배웠다. 낯선 문화에 대한 통찰력을 선사한 댄스 장면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고 평가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다녀온 이후,제14회 베이징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우먼스 초이스 섹션, 제1회 호치민 국제 필름페스티벌에 다녀왔으며, 6월 개최되는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제71회 시드니영화제 초청도 확정된 상태다. 이외에도 전 세계 50여 개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직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일으킬 파급력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신예 감독의 독립 영화가 일궈낸 성과가 스타 감독, 배우들 위주로 꾸려진 영화들 사이에서 관심도가 떨어져 과소평가 평가돼 아쉽다. ‘포스트 봉준호’의 부재가 근심거리인 한국 영화계에 등장한 김혜영 감독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조금 더 많은 응원과 박수가 필요한 작품이다. 우리는 부진한 이유를 분석하고 지적하는 걸 게을리 해서 안되지만, 활약하고 있는 신예 감독들의 활약 역시 조금 더 기민하게 들여다 보고 반응할 필요가 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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