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날 때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어떤 사람들은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어떤 사람이 극적인 감정, 감동, 슬픔을 느낄 때 옆에서 냉정하게 보면 이상할 수도 있다”면서도 “남의 감정을 내가 그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폄하해서 말할 게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방송된 채널A ‘인간적으로’에서 이동진 평론가는 푸바오와의 이별에 슬퍼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며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언급했다. 이동진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주인공이 배구공(윌슨) 하나 떠내려가는데 통곡을 하지 않느냐며 “그걸 보는 관객들도 통곡한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애착을 갖는 대상이 있다. 그건 사람, 동물, 물건이 될 수도 있다. 이동진은 직장을 다닐 때 갖게 된 첫 차를 떠올렸다.
이동진은 “당시 차를 어렵게 사서 그 차를 10년 가까이 몰았다”며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차에서 연기가 나는 거다. 갓길에 세우고 보니까 엔진에 연기가 나니까 너무 겁이 나서 견인차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차를 폐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고철값으로 15만 원을 받았다. 이동진은 그 순간 울뻔했다고 말했다.
“사람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생각하는 이동진에게 푸바오도 하나의 이야기다. 다시 말하자면, 푸바오의 판생, 그 이야기 속에 사람들은 참여했다는 것.
이동진은 “푸바오 100일 때 국민들이 ‘이름 짓기’ 했다”며 “푸바오를 키우는 과정에서 모든 이야기에 푸바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참여해서 키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동진은 이를 “오디션 프로그램과도 굉장히 비슷하다”고 말하며 “‘내 가수’, ‘내 배우'”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푸바오의 이야기에 감정 몰입하고 참여하는 순간 ‘내 판다’, ‘우리 판다’로 느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