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상파 예능 신작 붐이 이어지면서 같은 시기 3사가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맞붙게 됐다. 각각 프로그램마다 특색을 내세우긴 했지만 ‘음악’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 있어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SBS는 지난달 24일 ‘명곡 챔피언십’을 론칭했다. 기본 포맷은 케이팝에 초점을 둔 토크쇼다. 유튜브 예능 ‘문명특급’을 통해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 감아 줄 명곡) 시리즈를 히트시킨 방송인 재재와 소녀시대 수영이 진행을 맡았다. ‘명곡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케이팝 전성기를 이끈 곡들과 그 곡들의 비하인드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총 4회차로 편성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19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MMTG에서 이미 공개되고 있던 콘텐츠를 TV로 옮겨오는 구성으로, 해당 채널의 구독자를 TV로 유입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유튜브의 구독자를 TV로 유입시키는 선순환을 이루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첫 방송(4월24일) 기준 시청률은 0.8%에 그쳤고 이는 이 프로그램의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다. 최신 회차인 지난 8일 시청률은 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0.6%를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MBC ‘송스틸러’는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2.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막강한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인 SBS ‘미운 우리 새끼’의 같은 날 시청률(15.3%)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첫 방송치고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해당 프로그램은 다른 사람의 노래를 제 것처럼 부르는 가수들이 타 아티스트의 곡을 ‘스틸’한다는 콘셉트로 다양한 가수들의 개성 있는 커버 무대를 감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메인 진행자로는 전현무와 이해리(다비치)가 나섰다.
지난 2월 파일럿 방송 당시 3%의 나쁘지 않은 시청률을 보였던 바 있어 사실상 정규 방송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그간 다양한 음악 예능프로그램 진행 실력을 보여온 전현무의 노련함은 물론, 최근 유튜브를 통해 비비의 ‘밤양갱’ 등을 비롯해 커버곡 열풍까지 맞물려 ‘송스틸러’의 흥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AI를 앞세운 KBS2의 새 음악 예능 ‘싱크로유’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관심이다. 10일 첫 방송을 앞둔 ‘싱크로유’는 유재석이 이끄는 금요일 밤 예능이라는 점에서 가장 크게 주목을 받았다. 유재석을 필두로 이적, 이용진 등 베테랑 진행자들은 물론 육성재(하이라이트), 호시(세븐틴), 카리나(에스파) 등 탄탄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 멤버가 대거 출연한다.
프로그램은 AI 가수와 진짜 가수의 싱크로율 속에서, 1%의 차이를 발견해내는 버라이어티 뮤직쇼를 표방한다. 앞서 ‘송스틸러’가 유튜브에서 부는 커버곡 열풍의 후광 효과를 얻은 것과 마찬가지로 AI 커버곡 등의 화제성이 이 프로그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미 수많은 형태의 음악 예능이 시청자들을 만나왔던 만큼, 신선함을 주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거란 의문이 나오기도 한다. 때문에 사실상 한 차례 파일럿으로 화제성을 평가받고 정규편성으로 돌아온 ‘송스틸러’와 달리 각각 4회차, 2회차로 짧게 편성이 된 ‘명곡챔피언십’이나 ‘싱크로유’ 등은 정규 편성 가능성을 논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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