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있는 마스크만큼 개성있는 목소리와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 배우 구교환. 영화 ‘김씨표류기’와 ‘늑대소년(하지만 통편집)’ 등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한 이력이 있으나 주로 독립영화계에서 감독 겸 배우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2017년 ‘꿈의 제인’으로 백상예술대상을 비롯한 유수의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 2019년에는 연인인 이옥섭 감독과 함께한 ‘메기’가 크게 호평을 받으며 ‘독립영화계의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후속작인 ‘반도’의 빌런이자 631 부대의 지휘관 서상훈 역할에 구교환을 캐스팅하게 된다. 평소 구교환의 팬이었던 감독은 개봉을 앞둔 인터뷰에 캐스팅과 관련해서 이같은 말을 남겨 웃음을 선사했다.
(구교환에게)
‘더러운 상업 영화’라 거절당할 줄 알았다.
참고로 연상호 감독 역시 ‘부산행’이 첫 상업영화 연출작이었으며, 이전에는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의 독립 애니메이션을 주로 연출해 왔다는 사실.
‘반도’ 이전부터 상업 영화의 출연 제의가 많이 있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출연하지 못했던 구교환은 ‘반도’가 개봉한 이듬해인 2020년에는 ‘모가디슈’로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을 수상하게 된다.
당시 구교환의 리액션은 온라인 상에서
‘상줄 맛 난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모가디슈’를 제작할 당시만 해도 주변에서는 구교환이 좋은 배우인 것과는 별개로 ‘이런 큰 스케일의 영화에는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류하는 이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은 꿋꿋하게 북한참사관 태준기 역할로 구교환의 캐스팅을 완강하게 밀어부쳤으며, 구교환은 그야말로 완벽한 캐릭터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대세 배우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후 넷플릭스 ‘D.P.’, ‘길복순’ 등의 작품을 통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사랑받고 있는 구교환. 최근 ‘더러운 상업영화’로 이끌어준 장본인인 연상호 감독과 ‘반도’, ‘괴이(극본)’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인 ‘기생수: 더 그레이’로 호흡을 맞췄다.
조직으로부터 배신당한 뒤 수인/하이디(전소니)와 동행하게 되는 전직 조직 폭력배 설강우 역을 맡은 그는 등장하는 장면마다 숨통을 불어넣어 줄 만큼 활력 가득한 연기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또 한 번 극찬을 받았다.
‘독립영화계의 황태자’라 불리던 구교환은 이제 충무로의 다작요정으로 등극, 그에게 직접적인 러브콜을 보낸 이제훈과 함께한 영화 ‘탈주’를 비롯해 ‘왕을 찾아서’, ‘부활남’, ‘먼 훗날 우리’, ‘폭설’까지 확정 지으며 배우로서 쉴 새 없이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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