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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 사상 최초로 한국어 자막이 송출되기 시작했다.
MBC는 지난 19일 첫 방송된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을 시작으로 일반 시청자를 대상으로 드라마 본방송 한국어 자막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상파 방송사가 드라마 본방송에 한글 자막을 내보내는 것은 1956년에 방송된 ‘천국의 문’이 전파를 탄 후 68년 만에 처음이다. 그 동안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청각장애인에게만 제한적으로 드라마 자막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자막 서비스는 드라마의 특수성을 반영한 전략으로 보인다.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은 1971년 방영된 ‘수사반장’의 프리퀄(Prequel·본편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로 고령층을 위한 자막 서비스로 드라마의 접근성을 낮춰 시청층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청자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노령 시청자 배려한 거 같아 좋다”, “본방송에 자막 까는 거 신선하다”, “자막 있어서 알아듣기 좋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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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가 한글 자막을 입히는 시도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SBS가 드라마 ‘법쩐’과 ‘트롤리’, ‘모범택시 시즌2’의 재방송분에서 한글 자막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법정물 등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장르물이 늘어나면서 정확한 정보를 이해하려는 시청자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지난해 7월 개봉한 영화 ‘밀수’가 대표적이다. 개봉과 동시에 한글 자막 버전이 나온 건 한국 영화 역사상 ‘밀수’가 처음이었다.
한국처럼 단일 민족, 단일 언어권에 가까운 나라에서 지상파 방송이 모국어로 실시간 자막을 송출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콘텐츠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요즘 영상을 이동 중에 휴대전화로 많이 보기 때문에 이동 중 소음으로 소리를 듣기 어려우니까 자막으로 영상을 많이 보는 추세”라며 “영상을 2배속, 3배속으로 보다 보니까 말을 완전히 알아듣기가 어려워서 자막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일상적인 소통 방식이 전화나 대화에서 소셜미디어(SNS)나 메신저 등 문자 위주로 바뀐 것이나 풍부해진 음향 효과도 한글 자막을 찾는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OTT와 달리 TV나 스크린은 자막을 선택할 수 없어 한글 자막이 오히려 몰입을 해친다는 의견도 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폐쇄형 자막은) 자막에 정보의 양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영상에 집중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며 “시청자가 개방형 자막과 폐쇄형 자막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MBC는 ‘수사반장 1958’의 자막 서비스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바탕으로 본방송 자막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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