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투트랙 체크는 필수입니다.”
배우 송하윤을 시작으로 연예계 학교폭력 바람이 불어닥쳤다. 송하윤에 이어 여배우 J씨의 학폭 의혹도 불거졌는데, 당사자로 지목된 배우 전종서는 완강히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일 “고교 재학 시절 당시 송하윤에게 한 시간 반 동안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A씨의 주장을 실어 보도했다. 송하윤 소속사 킹콩 by 스타쉽은 “A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선을 그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두 번째 입장에서 역시 송하윤의 학폭 의혹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과 더불어 “송하윤이 학폭과 관련해 강제 전학을 간 건 맞지만 폭력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며 “송하윤의 잘못은 피해자의 등교 사실을 고자질한 것 뿐이고, 당시 연예계 활동 중이라 소속사 측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주고 자발적으로 전학을 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소속사의 입장에 대중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송하윤의 생활기록부에 남은 학폭 징계처분 탓이다. 송하윤은 학폭 관련 8호에 해당하는 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폭 징계처분은 1호에서 10호까지 분류되는데 1호에서 5호까지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보지만, 6호부터는 심각한 가해 행위에 대한 처분이다. 송하윤이 인정한 강제 전학은 8호 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학폭을 부인하는 소속사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근거가 된다. 소속사의 말대로 송하윤이 폭력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8호 처분을 받는 것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소속사는 진상 파악에 다소 미온적인 모습이다. 소속사는 “A씨와 사실 확인을 위해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부 의사를 밝히고 통화 요청에도 답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소극적인 태도라고 여겨진다. 이번 학폭 의혹의 시발점인 A씨가 답이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사건 반장’ 측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A씨 주장의 배경과 진상을 명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송하윤 역시 ‘사건반장’이 인터뷰를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하윤은 떳떳하다면, 인터뷰에 응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 대중과의 관계에서 좋은 인상을 줬을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전종서 역시 인터넷 상에 퍼진 학폭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소속사는 “당사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확인한 즉시 배우 본인과 주변 지인들을 통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체크하였고, 해당 글에서 주장하는 바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전종서와 그 주변인들을 통한 확인일 뿐,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나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3자에게 확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학폭 의혹은 상당 시간이 흘렀기에 양자 간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고 명확한 증거가 남아 있지 않는 한 입증하기 어렵다. 피해 주장 당사자와 연락이 닿거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 역시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나아가 의혹이 일었다고 해서 학폭 가해자로 낙인 찍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소속사가 소속 연예인의 말만 듣고 극단적인 표현을 통해 의혹을 부인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입장이다. 아티스트 보호 명목으로 법적대응을 예고하며 덮어놓고 감싸기 보다는 왜 이런 의혹이 나왔는지부터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 학폭 관련 위기 관리 경험이 있는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학폭 의혹이 터졌을 때는 투트랙 체크가 필수”라며 “회사 입장에서야 소속 아티스트 말을 믿고 싶겠지만, 반드시 객관적 검증이 동반되어야 한다. 일단은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폭 의혹이 불거지면 해당 연예인 역시 크게 당황하고 떨리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 소속 아티스트 말을 귀담아 듣되, 학폭 관련 학교나 담임선생님, 복수의 친구들 등을 만나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의혹 제기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그 쪽 입장에서는 소속사가 연예인 편을 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남 자체를 꺼리고, 만나더라도 반감이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학폭 의혹 관련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후 대응을 결정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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