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경식이 절친 이동우의 ‘망막색소변성증’ 소식을 듣자마자 건넨 한마디는 “평생 죽을 때까지 챙기겠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처럼 두 사람은 지금도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고 있었다.
3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경식이 출연했다. 이날 김경식은 서울예대 동문이자 같이 틴틴파이브로 활동했던 이동우에 대해 “학교 다닐 때는 서로 전혀 몰랐다. 개그맨이 된 후 틴틴파이브를 만들면서 친해졌는데, 인생에 이렇게 좋은 친구가 생겼다고 느낀 건 동우가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을 앓게 되면서 시각장애인이 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전까지는 동우가 야맹증인 줄 알았다. 밤에 자꾸 걸려서 넘어지고, 공연 후 암전되면 매번 들어올 때마다 걸려서 넘어지는 거다. 그러면 관객들이 웃으니까 ‘끝까지 웃기려고 노력한다’ 이랬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이미 천천히 병이 진행중이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식은 “어느 날 연습실에서 동우가 병을 고백했다. 마흔이 되면 시각장애인이 될 거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나이가 동갑이고 하니까 좀 더 자주 만나고 가까워졌다”라고 고백했다.
이동우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매체를 통해 내 병을 알리기 전 멤버들에게 고백했을 때, 그 얼굴이 하나씩 하나씩 기억난다”면서 “특히 경식이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누가 보면 나보다 더 슬퍼한다 했을 거다. 세상 저런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저렇게 꺼져가는 얼굴은 처음이었다. 통곡을 하면서 ‘동우야, 약속할게. 내가 평생 죽을 때까지 널 챙기겠다’고 하더라. 약속이라기 보다 일방적으로 선언을 한 것”이라고 남다른 우정을 자랑했다.
그 선언 이후 벌써 15년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의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김경식은 “유치할 것 같지만 동우가 아침에 문자를 보내준다”면서 “만나는 날에는 항상 내가 데리러 간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가 있긴 한데,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다. 어떨 때는 2시간도 기다린다. 기약 없이 기다릴 순 없으니까, 제가 데려다주고 밥도 먹고 술도 한 잔씩 하고 목욕도 같이한다”라고 전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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