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은퇴까지 고려했던 지난 시간을 언급하며 국가대표로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대가리 박고 뛰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42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공세를 이어갔으나, 후반 17분 태국의 수파낫 무에안타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이번 경기 결과에 대해 “상당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이 노력해 긍정적 부분도 많이 나왔다. 결과는 저희가 조금 더 잘 준비해서 만들어 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단합해서 한 발 더 뛰어주려고 노력했고, 공격하면서 찬스를 많이 만들어 낸 건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이렇게 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로 공격 찬스를 만들어 내기는 분명 어려운 부분이고, 항상 생각하는 숙제다. 그럼에도 좋은 찬스를 만들어 냈다. 운이 없었고, 상대 골키퍼가 좋은 선방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분명히 좋은 현상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손흥민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은퇴를 고민했다고 밝히며 “제 개인적인 생각만 했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 그런 심경이 거의 코 앞까지 왔다. 은퇴한 선수들한테 질문도 많이 하고 조언도 구했다. 솔직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아직 어린 저한테 분명히 도움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자신만큼 사랑받는 축구 선수는 드물다는 생각을 했다는 손흥민. 그는 “힘든 상황에서 ‘동료들이 그런 걸 다 떠안게 할 자격이 있나’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기 때문에, 저도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이런 선택에 있어서 팬들과 가족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많은 응원을 받아서 정말로 큰 힘이 됐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축구 팬들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며 “앞으로 약한 생각을 다시는 안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말 제가 몸이 되는 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민재가 얘기했듯이 대가리 박고 하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이강인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워낙 잘하고 재능도 많은 선수”라며 “후반전에 들어와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고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향하며 점점 호흡도 좋아지는 것을 저도 많이 느끼고 있다. 강인이가 한 단계 선수로서 성장하는 부분들을 매번 느낄 수 있어 같이 플레이하면 즐겁고, 앞으로 더 잘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휴식을 취한 뒤 22일 태국으로 이동해, 26일에는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을 상대로 리턴 매치이자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원정 경기는 상대의 열정적인 응원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일 것”이라면서도 “태국이 어떤 경기를 펼치고 싶어 하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잘 준비해서 저희가 해야될 것들만 하면 분명히 경기 결과에는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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