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KBS의 자랑이고, 상징인 소중한 콘텐츠들에 흠집이 났다. 대하사극은 완성도 논란과 제작진의 갈등설로 향후 제작의 동력을 의심 받고 있고, KBS를 넘어 한국 방송사의 기네스와 같은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은 처음으로 쓰디 쓴 여론의 맛을 보는 중이다.
▲ 앞으로 불편하게 보게 될 ‘전국노래자랑’
지난 4일 마이데일리 단독 보도로 김신영이 최근 KBS로부터 ‘전국노래자랑’ 하차 통보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김신영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 측은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하여 연락이 왔고,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며 “김신영은 2년여간 전국을 누비며 달려온 제작진들과 힘차게 마지막 녹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전국노래자랑’ 측은 같은 날 “‘전국노래자랑’의 새 진행자로 남희석이 확정됐음을 알려드린다. 故 송해에 이어 젊은 에너지로 이끌어주셨던 김신영에게 감사드리며, 새로운 진행자 남희석에게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김신영의 하차와 남희석의 새 MC 투입을 공식화했다.
물론 ‘출연자 캐스팅은 제작진의 영역’이다. 그런데 이번 ‘전국노래자랑’ MC 교체 절차는 여기에서부터 어긋났다. 제작진은 결정의 주체가 아닌 ‘그 위로부터’ 통보를 받는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대중의 공감 속에 이뤄진 결정도 아니었다. 일방적 하차 논란은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주요요소 중 하나인 출연자를 그저 갈아끼우는 소모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그 결과는 전례 없던 ‘전국노래자랑’에 대한 비토 여론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반대하는 시청자 청원에 대한 답으로 출연자에 대한 비판을 내놓는 것까지 KBS는 무례하고, 또 무례했다.
▲ 결국 불편하게 마무리 된 ‘고려거란전쟁’
드라마국도 뒤숭숭한 한 주였다. KBS의 자랑이자, 영혼이라는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이 종영 후 내홍에 휩싸였기 때문이었다.
제작비가 270억이나 투입된 KBS의 야심작. 작품 초반 선보인 높은 완성도는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결말은 용두사미에 가까웠다. 역사에 어긋나는 전개는 원작자와의 갈등을 불러왔고, 종영 후에는 공동 연출자 간의 불화설이 밖으로 노출되기도 했다. KBS는 쏟아진 보도 속 일부 사실 관계를 바로잡았지만, 갈등설을 해명하진 않았다. 이번에도 바쁜 건 시청자 청원 게시판 뿐이다.
KBS는 2025년 후속 대하사극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고려거란전쟁’ 사태는 KBS가 대하사극 제작 과정에서 컨트롤 능력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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