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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40’ 낸 옥상달빛 “마흔살, 음악으로 풀어내니 개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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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정규 음반 발매…11곡 수록

옥상달빛
옥상달빛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체력은 약해지고 소화도 늦어졌죠 / 예쁜 걸 봐도 감동이 줄었어요 / 살은 안 빠지고 이젠 밤도 못 새…'(곡 ‘자기소개’)

마음도 몸도 무겁다. 나이가 죄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어렵고 무서운 나이가 40이다. 대놓고 드러내기 주저하게 되는 나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마흔에 접어든 옥상달빛은 거침없었다. 이들은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진한 감정들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여느 때처럼 따뜻하고, 위트 있게.

“’40’에 대한 공포를 없애주고 싶었어요. 마흔을 ’40’이라는 앨범으로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잖아요. 엄청 개운해요.”(김윤주)

지난 15일 정규 3집 ’40’을 발표한 옥상달빛은 최근 서울 마포구 소속사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담백하게 소감을 전했다.

옥상달빛이 10년 만에 선보인 이번 정규 음반은 지난해 안식년을 보내며 술술 써 내려간 곡들을 여유롭게 담아낸 앨범이다. 2011년 발매한 정규 1집 ’28’처럼 이번에도 그들의 일상 속 장면들을 나이라는 주제로 엮었다.

김윤주는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팀이다 보니 이야기를 쭉 꺼내봤을 때 관통하는 지점이 나이였다”고 나이에 초점을 맞추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박세진
박세진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초 나이를 전면에 내세우는 데 반대했다는 박세진은 “우리가 40인 걸 사람들도 잘 모를 텐데 대대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옥상달빛이니까 할 수 있다는 말에 설득이 됐다”고 했다.

그렇게 ’40’에는 옥상달빛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 총 11곡이 수록됐다. “20대에는 제 얘기에 집중했다면, 30대에는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시선이 갔고, 40대가 되니 내가 어떻게 살고 있나 생각하게 됐어요. 밖으로 갔던 시선이 다시 안을 향하게 된 거죠.”(김윤주)

그중에서도 타이틀곡 ‘다이빙’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각자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응어리를 솔직하게 풀어낸 곡이다.

박세진은 “두 곡 모두 각자 쓰면서 눈물을 흘렸던 곡”이라며 “노래를 만들면서 무언가 해소가 된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그는 그중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을 “실패가 두려워서 시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노래”라고 소개하며 “움직일 수 있거나, 생각할 수 있거나, 떠날 마음이 있거나. 셋 중 하나라도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빙’을 쓴 김윤주는 “요즘 혼자 마음의 무게를 느끼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매일 아름답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윤주
김윤주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갑내기 대학 친구로 만나 2010년 미니음반 ‘옥탑라됴’로 데뷔한 옥상달빛은 국민 위로송 ‘수고했어, 오늘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싱글 ‘해피 엔딩'(Happy Ending)을 발매해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간 옥상달빛 하면 ‘힐링’과 ‘위로’ 등 키워드가 항상 뒤따른 데 대해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김윤주는 “그걸 벗어나 보려고 다른 (느낌의) 곡을 써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힘내요 잘될거에요 / 그런 말 이젠 지겨워…’로 시작되는 정규 2집 ‘웨어'(Where)의 타이틀곡 ‘괜찮습니다’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조차 뒷부분을 뺀 ‘힘내요 잘될거에요’ 부분만 박카스 광고 음악으로 쓰였다고 한다.

박세진은 “벗어나려고 시도는 했지만, 벗어나지는 것도 아닌 데다가, 사람들은 우리가 그런 노래를 부르기를 원치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며 웃었다.

김윤주는 “저희도 사실 음악을 듣기 전보다 기분이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곡을 쓰는 사람”이라며 “그 지점을 인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어느새 14년째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는 이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올 수 있었다는 게 마냥 “신기하고 고맙다”고 말한다.

“재밌어요. 팬들을 만난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고, 잊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잖아요.”(김윤주)

옥상달빛
옥상달빛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음악을 하는 데 있어 나이가 가지는 무게감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옥상달빛은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하는 팀은 아니니까요. 나이 먹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풀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박세진)

‘그래도 우린 작은 기쁨과 행복이 인생의 전부란 걸 알게 됐어요 / 매일 매일을 그렇게 살아요 / 즐겁게 우리 같이 나이 먹어요'(곡 ‘자기소개’)

옥상달빛은 다음 달 6~7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여름엔 전국투어도 돈다. 팬 미팅 격인 ‘운동회’도 준비 중이다.

acui721@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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