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장지기로 일하는 60대. 그는 사실 데뷔 37년차의 사극 전문 배우인 황덕재다.
14일 MBN ‘특종세상’에서는 황덕재의 근황이 오랜만에 공개됐는데, 그는 드라마 ‘야인시대’의 ‘서대문 작두’로 크게 활약했었다. 이 외에 ‘대조영’, ‘태조 왕건’, ‘여인천하’ 등 그가 출연한 작품만 70~80편에 달했던 바.
그런 그가 지리산의 산장지기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파란만장한 시련 때문이었다.
1987년 데뷔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던 황덕재는 2009년 금속 합금 회사를 운영하던 지인의 권유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한때는 외국 지사의 부사장으로까지 승진하며 승승장구했으나 회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말았고, 그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투자사기까지 당해 집까지 모두 날린 그에게 남은 것은 단돈 200만원.
황덕재는 “몸도 피폐해지고 약간의 우울감부터 시작해서, 모든 병들이 다가오더라. 몸이 아프니까 돈이고 뭐고 다 소용없었다”라며 “밥을 사 먹을 수 있는 자신감조차 없었고 사 먹으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들려주는데.
지친 황덕재는 손님으로 찾았던 지리산의 산장으로 들어왔고, 그렇게 산장지기 생활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황덕재는 “사기를 당하고 지하 골방에서 2년간 생활했다. 이덕화, 김영철 선배들 연락 오면 전화기를 전부 다 뒤집고 잠수를 탔었다”라며 산장지기 생활에 대해 “시련을 이겨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는데 다른 잡념도 생각 안 나고 좋다. 이제는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하다”라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62세의 나이에도, 그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주말에는 산장지기로 생활하고, 주중에는 도시에 머물며 자동차 정비소 일을 배우고 있었던 것.
황덕재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택시 기사부터 시작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까 다시 조금씩 생기가 살아나더라”며, 벗어나기 힘들 것 같았던 힘든 시기를 극복해 내고 있는 일상을 공개해 감동을 자아냈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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