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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을 잊어가는 사회에 울리는 경종…다큐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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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대구지하철·씨랜드 수련원 참사 유족의 일상 조명

다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다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씨네소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유경근(55) 씨는 2013년 딸 예은이가 학교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온 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유 씨가 피자를 사주자 아이들은 배가 고팠는지 한 조각도 남김없이 먹었고, 이들의 즐거운 한때는 유 씨가 찍은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진 속 밝은 얼굴의 소녀 다섯 명은 지금은 이 세상에 없다. 이들은 이듬해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다. 유 씨는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장민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하 ‘세월’)은 유 씨가 딸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유 씨의 사연에 황명애(67) 씨와 고석(61) 씨의 이야기가 합류한다. 황 씨는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로 딸을 잃었고, 고 씨는 1999년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로 쌍둥이 딸 둘을 잃었다.

‘세월’은 이들 유가족 세 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왜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참사가 끊이지 않는지, 참사의 재발을 막으려면 뭘 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다큐는 유가족들이 사회적 참사 이후 어떻게 살아왔는지, 지금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조명한다. 많은 사람이 참사를 서서히 잊어가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참사의 고통 속에 살아간다.

유 씨가 사회적 참사 유가족의 사연을 들으려고 2018년 1월부터 4월까지 진행한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에 출연한 황 씨는 잦은 기침으로 말이 끊긴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때 딸의 유해를 찾으려고 매일 밤 화재 현장을 헤매느라 호흡기가 상한 것이다.

다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다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씨네소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회적 참사 희생자 추모시설 건립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탓에 유가족들은 집회를 열고, 현장에선 반대 집회를 하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긴장감이 흐르기도 한다.

참사의 재발을 막으려면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는 게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영화는 담고 있다.

유가족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유 씨가 자신의 팟캐스트에 출연한 고 씨와 대화하는 장면은 영화의 주제를 보여준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고통에 관심을 갖지 못한 데 대해 미안해한다. 유 씨는 “씨랜드 참사가 일어났을 때 우리가 내 일처럼 여기지 않은 게 미안하다”며 “그때 만일 내가 달려가 ‘같이 하겠습니다’라고 했다면…”이라고 아쉬워한다.

‘세월’엔 1987년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故) 배은심 여사도 나온다. 자신의 아픔을 딛고 사회의 고통받는 약자들에게 손을 내민 배 여사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세월’은 장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로, 제13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초청됐다.

2021년 완성된 이 작품은 이듬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다루진 않았지만, 마지막에 자막으로 이를 언급하면서 사회적 참사가 계속되는 현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세월’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관객들과 만난다. 다음 달 3일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제작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도 개봉한다.

27일 개봉. 99분. 전체 관람가.

다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다큐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씨네소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jglory@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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