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황의조(32·알라니아스포르)의 불법촬영 영상물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친형수가 1심 선고를 딱 하루 앞두고 한 일은, 기습 공탁이었다. 피해 여성 측은 ‘감형’을 노린 기습 공탁이라며 반발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의조의 친형수 이모 씨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2000만 원을 형사 공탁했다.
형사 공탁은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법원에 돈을 맡기는 제도다. 재판부는 공탁 사실과 금액 등을 양형에 반영할 수 있으나, 피고인 측이 판결 직전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기습 공탁을 하는 건 감형을 노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피해자 A씨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씨의 기습 공탁에 대해 “이기적 행태”라며 반발했다. A씨를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는 “직전까지 낸 6번의 의견서와 법정에서 A씨는 합의 의사가 없고 공탁금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그럼에도 일방적인 형사공탁을 시도하는 것으로, 피해자 신원이 누군가에게 다시 노출된다는 점에서 몹시 불쾌하고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물론 향후에도 이씨나 황의조 측과 어떤 조건으로도 합의할 생각이 없고 공탁금 수령 의사가 없다”며 “A씨의 명확하고 힘든 입장을 재판부에서 알아주시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입장을 담은 의견서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한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A씨 등 여성들의 모습이 나온 황의조의 불법촬영 영상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결심공판에서 이씨에 대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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