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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윤여정 영광은 잇지 못했지만…’졌잘싸’ 셀린 송 ‘패스트 라이브즈’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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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미나리’ 주역 윤여정의 영광을 잇지는 못했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계 감독들의 수상이 불발돼 진한 아쉬움을 자아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시상식의 후보로 이름을 올린 데에 만족해야 했지만, 한국 콘텐츠가 수년 사이 급부상한 것은 분명하다.

11일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진행은 지난해에 이어 미국 코미디언 지미 키멜이 맡아 유쾌하게 이끌어갔다.

13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된 영화 ‘오펜하이머’가 오스카상을 휩쓸었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촬영상, 편집상 등 7관을 기록했다.

국내에선 한국계 감독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가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은바. 앞서 39회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돼 현지 관객을 비롯해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제58회 전비 비평가 협회 시상식에서는 최고 영예인 작품상, 제33회 고담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으며 73회 베를린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 ‘패스트 라이브즈’ 주역 유태오는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외 안팎으로 화제가 된 ‘패스트 라이브즈’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작품상, 각본상 트로피는 각각 ‘오펜하이머’, ‘추락의 해부’가 가져갔다.

또한 디즈니 픽사 최초의 동양인으로 한국계 감독 피터 손 감독 작품 ‘엘리멘탈’도 수상을 놓쳤다. ‘엘리멘탈’은 국내에서는 724만 관객 기록, 신드롬을 일으켰던 ‘겨울왕국2’ 이후 4년 만에 700만 관객을 동원한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곳곳에 동양적 정서가 스며들어 있다. 수상을 기대해볼 법 했지만, 장편 애니메이션 오스카 상은 ‘그대들은 어떻게 사라 것인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계 감독의 작품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한국 감성이 짙게 묻어 있는 작품들이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적 위치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아카데미 총 4관왕의 기염을 토했고, 2021년에는 배우 윤여정이 아시아 최초 여우 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제작사도 한국 콘텐츠에 눈길을 돌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미국 제작사 A24와 한국의 투자배급사 CJ ENM이 합작한 작품이다. A24의 전작이 ‘미나리’다. ‘미나리’는 미국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받은 쾌거를 이뤘다. 또한 올해 A24가 선보인 넷플릭스 ‘성남 사람들’ 역시 에미상에서 8관왕에 올랐다.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가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고배를 마시면서 오스카에 닿지 못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셀린 송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데뷔작부터 셀린 송이라는 이름을 알렸고, 작품의 주인공 유태오 역시 각종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으며 글로벌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 관심을 받는 만큼, 제2의 ‘기생충’, ‘미나리’가 탄생하는 건 시간문제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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