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셀린 송 감독이 첫 연출작 ‘패스트 라이브즈’의 성과에 대한 아버지 송능한 감독의 반응을 전했다.
셀린 송(Celine Song·36)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 개봉을 앞두고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계 캐나다인 송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과 해성(유태오)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신인 감독의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쾌거를 이뤘다.
송 감독은 영화 ‘넘버 3’ 등을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로,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다 12살에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다. 첫 연출작 ‘패스트 라이브즈’가 오스카 노미네이트 등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한 부친의 반응을 묻자 송 감독은 “아빠는 그냥 너무 자랑스러워하시고 너무너무 좋아하시고 그냥 그러셨다. 그 부분은 굉장히 단순한 것 같다. 행복하고 기뻐하셨다”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지난해 1월 제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며 호평받았고, 같은 해 6월 뉴욕과 LA 리미티드 개봉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시카고 등 북미 톱 25개 지역을 포함 전국에서 확대 개봉됐다. 송 감독이 모국이자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서는 지난 6일 개봉됐다. 송 감독의 감회도 남다를 터다.
이에 대해 송 감독은 “굉장히 특별하다. 사실 영화를 찍으러 2021년 한국에 왔다. 그때 한국에서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과의 만남이 감명 깊었다. 그중 조명 감독님은 우리 아버지의 강의를 학생 시절 들으셨다. 같이 일하는 분 중에서 우리 아버지를 좋아하거나, 존경하거나, 강의를 들어보거나, 만나보신 분들이 계셨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내가 영화를 만들지 않았으면 그런 분들도 만날 일이 없지 않나.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며 그분들을 만나게 된 것이 굉장히 좋고 감동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송 감독은 “내가 생각하기에 나랑 우리 아빠의 영화는 너무 다르다. 우리 아빠의 영화 ‘넘버 3’를 생각하고 ‘패스트 라이브즈’를 보러 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너무 다르다”며 송능한 감독과 자신의 차이점을 꼽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다만 “영화에 대한 조언보다는, 부모님이 둘 다 프리랜서 아티스트 셔서 그게 인생에 좀 배어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라’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그냥 부모님의 삶 자체를 평생 보며 이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송 감독은 어린 시절 이민에 대한 기억도 털어놨다. 그는 “아빠의 영화 ‘넘버 3’가 나온 다음에 밴쿠버 국제 영화제에 갔다. 우리가 가족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 이민의 꿈을 꿨다. 캐나다에서 밴쿠버를 다녀오자마자 이민 서류를 제출했다. 세기말이었다. 그때부터 이민비자가 나오고 다 진행되기까지 한 3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인가, 4학년인가 그랬을 때 수학 경시대회 모의고사 같은 걸 봤다. 그전에는 점수를 잘 받다가 67점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우리 엄마가 ‘아, 이래서 얘 대학도 못 가겠다’ 그래서 교육 때문에 부모님이 가셨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때 굉장히 쇼킹했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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