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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발도 못 들였는데…의사 파업 불똥 튄 ‘전공의생활’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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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스틸컷. / tvN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아직 병원에 발을 들이지도 못했는데. 올 상반기 방송 예정인 케이블채널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생’) 벌써부터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고 있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병원을 떠난 지 13일째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기 시작한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및 지원센터’에는 총 34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에는 임신부 한 명이 병원에서 수술을 거부당해 유산했다는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투석 치료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나 응급수술이 지연되면서 사망했다는 사례도 있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29일을 ‘복귀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오후 5시 기준 현장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565명에 불과했다. 전체 전공의가 1만3000여명에 달하고 이 중 95%가량이 100개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주최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오늘까지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 정부에서는 최대한 선처할 예정”이라며 “오늘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중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티저. / tvN

이 가운데 전공의 파업이 예상치 못한 곳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인기리에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 ‘슬전생’이다.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좋은 의사’를 꿈꾸는 전공의들이 입덕부정기를 지나 진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배우 고윤정과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이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들로 분해 호흡을 맞춘다. 제작진은 “저출산 시대 속 비인기과에 당당히 들어선 레지던트들의 삶을 조명하는 만큼 현실 세계를 반영한 실감 나는 이야기들로 찾아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슬전생’ 측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약 16초 분량으로 수술복을 입고 사원증을 목에 건 5명의 전공의와 짧은 드라마 스틸컷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작품의 주무대가 되는 율제병원을 상징하는 ‘ㅇㅈ’ 로고의 등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본격적인 내용이나 등장인물 소개와는 거리가 먼 ‘율제 세계관’ 티저였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티저 포스터. / tvN

그러나 전공의 파업이 한창인 가운데 전공의를 소재로 한 드라마의 티저가 공개된 만큼 뜨거운 관심 속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슬전생’이 이전 시리즈처럼 따뜻하고 아름답게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그릴 것을 예측하며 거부감을 표하거나, 율제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파업 여부를 물으며 ‘판타지’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반면 사회적 이슈를 무리하게 드라마와 연결하는 것 아니냐는 반박도 제기됐다. 현실의 전공의들에 대한 비판은 이해하지만 드라마와 배우들을 향한 조롱이 도를 넘는다는 반응도 있다.

이와 관련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와 현실이 무관하지는 않지만 ‘슬전생’이 현재 전공의 관련 이슈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걸 직관적으로 연결해 부정적인 이슈가 생기는 것이 합리적인가 하는 생각은 든다”며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과 드라마가 보여주는 내용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이해가 가는데, 드라마 제작 당시와 지금 현재의 모습이 조금은 다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가 전공의들을 환상적으로 그리는 게 목적이라기보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전공의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본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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