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박서진과 그의 동생 박효정 사이에 갈등이 터졌다.
지난 21일 KBS의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이하 ‘살림남’)에는 ‘트로트 왕자’로 불리는 트로트 가수 박서진과 그의 동생 박효정이 출연했다.
이날 그들은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는 ‘현실남매’의 일상을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둘이 함께 겪었던 어려운 가정사를 밝혀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들의 갈등은 박서진을 위해 제육볶음을 요리하던 박효정이 귀가 후 누워서 쉬기만 하는 박서진에게 서운함을 품으면서 시작됐다. 곧 서운함을 표현했지만, 박서진은 “그딴 뒷바라지 필요 없다”며 차가운 반응으로 일관했다. 이에 박효정은 “오빠만 힘든 줄 아나. 이기적으로 굴지 마라. 그러니까 지금까지 ‘모태솔로’인 거다”라고 말했다.
분노한 박서진은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 17살 때부터 아버지 따라 배 타러 나가고 학창 시절도 제대로 못 보냈다. 제대로 뭐 하나 해본 게 없는데, 연애도 친구 관계도 어찌하나”고 토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누구보다 나를 잘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던 동생에게 저 말을 들으니 서운했다. 살짝 울컥했다” 덧붙였다.
앞서 박서진은 인터뷰에서 어려웠던 가정사를 밝혔다. 그는 “중학교 때 두 형이 49일 간격으로 죽었다. 큰형은 간 이식 수술받았는데 잘못돼 죽었고, 작은형은 만성신부전증이었다. 당시 엄마는 자궁암 3기 판정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와 배를 타기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박효정은 “나도 어머니 병원 뒷바라지하느라 고등학교 졸업도 못 했다”고 말했다. 박서진은 “고등학교 안 간 건 의지가 없어서다”라며 냉정히 말하면서도 개인 인터뷰에서 “중졸 학력이 언젠가 상처로 돌아올까 걱정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방에 들어간 박서진은 동생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보고 동생을 이해했다. 박서진이 집에 도착하기 전 검정고시 정보를 검색했던 것. 박서진은 “마냥 밝기만 한 동생이라 아무 생각 없는 줄 알았다”며 “자기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겠다는 생각에 괜히 미안함이 들었다”고 밝혔다.
동생의 제육볶음을 마무리한 박서진은 박효정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박효정은 박서진에게 잔소리하면서도 마주 앉아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박효정이 식사 도중 먹던 쌈장의 유통기한이 8개월 지났다는 사실을 알아채면서 분위기가 풀어졌고 패널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서진은 2008년 KBS의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하며 트로트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바다로 간 트로트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KBS ‘인간극장’에 출연하기도 했다. 2013년 정식 데뷔한 그는 ‘미스터 트롯2’에 출연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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