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나문희는 최근 사별한 남편과 60년간의 연기 인생에 대해 털어놨다.
1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의 배우 나문희가 출연했다.
이날 나문희는 영화 ‘소풍’의 출연 과정에 비하인드에 관해 설명하기도 했다. 나문희의 팬이 그녀를 생각하며 쓴 각본을 나문희 매니저의 아내가 각색했다고. 나문희는 “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겠나. 그래서 부인하고 둘이 으쌰으쌰 하면서 많이 썼을 것 같으냐. 나에 대한 것을 많이 표현해 줘서 아주 가깝게 연기를 했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극 중에서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진금순 역을 맡은 배우 김영옥에 대해 나문희는 “평생 정말 으쌰으쌰 하면서 애틋한 전투를 한 사이다. 항상 김영옥 씨가 옆에 있으면 편하고 또 서로 필요한 말을 한다. 건 케미가 정말 중요한 역할이었다. 김영옥 씨가 처음에는 안 한다고 그랬는데 그다음에는 자기가 더 적극적으로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가 60년 넘게 살았는데 한 번도 싸운 적은 없다. 둘이 다 깍쟁이라 그냥 아 여기까지 갈 때는 잠깐 쉬어야겠다 그러고 쉰다. 김영옥 씨가 항상 이렇게 학구적이다. 대본 많이 보고 신문 많이 보고 또 방송도 많이 보는 학구적이고 그러니까 좋은 말도 많이 해주는, 나한테 또 필요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시트콤 ‘거침없는 하이킥’에서 했던 “호박고구마”가 여러 차례 패러디되며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도 친숙한바. 나문희는 “11살 먹은 우리 손주가 나한테 사인을 해달라고 12장을 가져왔다. 지 엄마는 막 옆에서 ‘할머니 힘들어하지 마’ 막 그러는데 ‘걔는 아니 할머니 꼭 해줘야 해. 누군 해주고 누군 안 해주면 안 돼 그래’ 그러더라”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난해 12월 사별한 남편에 대해 나문희는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너무 잔소리를 해서 평소에는 참 싫었는데 없어지니까 너무 허전하다. 싫어한 만큼 허전하다. 여보, 내일 내가 가니까 우리 같이 산보 가자’ 그랬는데 그 하루를 못 참고 길에 나가서 운동하다 쓰러졌다. 그래서 뇌 수술하고 그다음부터는 이제 그렇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소풍’의 OST인 가수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문희는 “그 가사가 너무 기가 막혀 5년 전에 했다더라. 그 어린 나이에 그렇게 인생을 관조하면서 이런 노래를 했을까. 요새는 또 아무도 없는 때에 많이 듣는다. 근데 들을수록 좋다. 잘 외워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산 호박고구마’라는 닉네임으로 임영웅 콘서트에 보낸 사연이 채택된 적 있다는 나문희는 “사람들이 다 깜짝 놀랐다. 그날 임영웅 씨가 공연하는데 뭐 어느 60대 이야기 뭐 이런 거. 나하고 가까운 노래를 많이 부른 거 같다. 엉엉 울다가 와서 ‘아 앞으로는 임영웅 씨가 공연하면 내가 열심히 찾아가야지’ 그래서 나도 이제 찐 팬이 되라 되려고 한다”라고 언급했다.
1961년 MBC 라디오 공채 성우 1기로 데뷔한 나문희는 무려 6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기를 지속해오고 있다. 연기란 무엇인 것 같느냐는 물음에 “처음 시작할 때는 배고픔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그 상황에 옷을 입고 표현하고 이러는 게 너무 재밌다. 변하지 말다 죽었으면 좋겠다. 정말 소풍 가듯이 그렇게 인생이 끝나면 좋겠다. 인생이란 부단히 나하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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