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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입기 싫었다는 ’35세’ 최우식, “얼굴에 생길 나이테, 자연스런 변화 기다려” [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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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교복도 입기 싫고, 말 타면서 총 쏘고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젊어 보이는 얼굴 탓에 ‘거인’ 끝나고는 고등학교 역할, 학원물들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지금은 그런 게 많이 없어졌어요. 언젠가는 얼굴의 나이테도 생길거고, 아무것도 안 해도 얼굴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생겨서 나도 모르게 이미지 변화를 할 때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배우 최우식이 최근 변화한 연기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서도 “재밌게 찍을 수 있을 작품을 고르는 게 가장 큰 부분이 됐다. 요즘에는 많이 즐기면서 일을 하려고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하면서 재밌을 것 같은,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재밌으면 좋은 것 같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오늘도 ‘살인자ㅇ난감’ 반응과 순위를 봤다”며 웃었다.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꼬마비 작가의 동명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최우식은 우발적인 살인 후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대학생 이탕 역을 맡았다.

최우식은 캐릭터를 위해 인생 최대 몸무게까지 벌크업을 시도 했다고. 그는 “운동은 계속 했는데 사람은 잘 안 바뀌더라”고 웃으며 “원작에서는 이탕이 몇 달 사이에 인간 병기처럼 나온다. 근데 나는 얼굴이 먼저 찌는 스타일이라 고민이었다. 살을 찌우고 근육을 증량 하려다보니 얼굴이 자꾸 찌더라. 그 얼굴이 이탕의 힘든 얼굴이랑 잘 안 맞는 것 같앗다. 그래서 몸보다는 얼굴에 초점을 두려고 했고, 얼굴 살을 빼는 게 맞을 것 같아서 살을 찌우다가 멈췄다”고 밝혔다.

이어 “변명 아닌 변명인데 (벌크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외적인 모습이 아닌 다른 면으로 보여줘야 겠다 싶었다”면서 “마른 게 콤플렉스다. 찌우고 싶은데 얼굴이 너무 많이 찐다”고 토로했다.

근육을 보여주는 부분이 편집되기도 했다. 최우식은 “권투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편집돼서 더 좋은 것 같다. 이탕이라는 인물이 변화됐을 때 그런 걸로 포장하기가 싫었다. 킬링머신으로 변했으면 입체적이지 않고 단순하게 변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팔 근육 장면에 대해서는 “그때 앵글 덕분에 팔이 너무 두껍게 나오더라. 내 팔이 이렇게 두꺼웠나도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얼굴이 안 나오니까 이렇게만 보면 대역인 줄 알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며 “얼굴이 안나와서가 아니라 팔이 너무 두껍게 나와서”라고 설명했다.

정당한 살인은 있는가에 대해 최우식은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그 질문을 했다. 살인은 무조건 안 좋은 것 같다. 나에게 그런 능력이 생기면 계속 신고만 하고 다닐 것 같다. 뉴스에서 1년에 1만 2000번 신고해서 불법 주차를 못하게 한 시민을 봤다. 나 역시 그런 프로 신고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악인을 판별하는 능력이 저주일까 축복일까. 최우식은 “이탕으로 살거면 저주일 것 같다. 나처럼 신고만 하는 사람이면 모르겠다. 완전 다른 장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말 이후의 이탕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냐고 묻자 최우식은 “계속 한국에 남아서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촉을 믿고”라고 추측했다.

눈썹 염색은 최우식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원작에서는 머리를 거의 반삭으로 깎고, 태닝도 많이 한다. 근데 촬영은 앞뒤를 왔다갔다 찍으니까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눈썹이었다. 사람 인상이 눈썹이 있고 없고가 엄청 다르더라. 초반에는 눈썹을 그렇게 해도 괜찮을까 라고 걱정 했는데, 하니까 인상이 많이 다르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최우식은 같이 호흡을 맞춘 이희준에 대해 “여태까지 작품을 하면서 만났던 배우 중에 지금까지도 정말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배우”라며 “언제 한 번은 집에 초대해주셔서 저랑 감독님, 김요한, 손석구 형이 간 적이 있다. 집에 가니까 연기학원에서 배웠던 작업들, 과정들이 집에 있더라. 벽에 사진이 붙어있고, 관찰했던 메모들이 적혀있었다.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 캐릭터를 잘 하려고 공원에 가서 관찰하고 했던 적이 없다. 형님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감탄했다.

“정말 재밌게 찍은 작품이 안될때와 고생해서 찍은 작품이 안될 때의 기분은 천지차이인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재밌게 찍은 작품이라 잘됐으면 하는 욕심이 더 생깁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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