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비비지·엑소 노래들…’아기상어’는 英 차트 롱런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 함께 써내려 가자 / 너와의 추억들로 / 가득 채울래…’
밴드 데이식스의 히트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가사처럼 인생 어느 모퉁이마다 옛 사진처럼 문득 꺼내 들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2019년 7월 발매된 이 노래는 시간이 흐를수록 찾아 듣는 사람이 늘어나더니 4년 7개월이 지난 이달 들어 자체 최고 음원 순위를 경신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1일 “아티스트 차원에서 꾸준한 작업을 통해 음악적 역량을 지속해서 발전시켜온 점과 팬 분들을 비롯한 국내·외 청자들이 데이식스만의 음악을 아껴주시는 마음이 만나 2024년 새해에도 좋은 반응을 거두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데이식스는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에 있어 장기적인 관점을 지니고 단단한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이처럼 최근 가요계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신곡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음악 팬들의 ‘픽'(Pick)을 받아 ‘차트 역주행’을 펼치는 노래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따뜻한 가사에 질주하는 느낌의 록 사운드가 버무려지면서 지난 4일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일간 차트 43위까지 기록했다. 음악에 서사와 속도감까지 더해지면서 호평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데이식스의 음악은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마치 책갈피처럼 다양한 순간을 느끼고 공유하게 해 준다”며 “즐거울 때든 슬플 때든 언제든지 들어도 적용하기에 좋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걸그룹 비비지는 지난 11월 내놓은 네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마니악'(MANIAC)이 귀에 박히는 중독성으로 뒤늦게 입소문을 타면서 새해 음원 차트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마니악은’ 발매 첫 주에는 멜론 일간 차트 기준 579위까지 내려가는 등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활동이 끝나고 한참 뒤인 작년 말 크리스마스 이후 100위 이내로 들어오더니 지난 2∼5일에는 4일 연속으로 19위를 기록했다.
비비지의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 관계자는 “‘마니악’을 준비하며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그 가운데 ‘팝 유어 옹동’이라는 골반을 이용한 챌린지가 주목받으며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함께 많은 K팝 팬의 관심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비비지의 매력적인 음색, 무대 표현력, 서정적인 멜로디 등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지난 2013년 발매된 그룹 엑소의 ‘첫 눈’은 10년 뒤인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간 차트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뽐내기도 했다.
한편, K팝은 아니지만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미국 빌보드와 함께 세계 양대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 장기 진입하는 곡도 있다.
바로 더핑크퐁컴퍼니의 유명 아동 캐릭터 아기상어 노래 ‘베이비 샤크'(Baby Shark)다. 아기상어 영어 버전인 ‘베이비 샤크 댄스'(Baby Shark Dance) 영상은 반복되는 중독적인 가사와 멜로디에 힘입어 유튜브 조회수 140억건으로 전 세계 1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베이비 샤크’는 지난 2018년 8월 82위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 처음 진입해 이듬해 최고 순위 6위를 기록하더니 잊을 만하면 차트 재진입을 반복했다. 이달 2일 현재 차트 진입 80주를 달성했다.
지난 2022년 11월 영국 오피셜 차트 출범 70주년을 기념해 공개한 ‘톱 200’ 최다 스트리밍 차트에서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더핑크퐁컴퍼니 관계자는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아기상어 올리와 윌리엄’·’베베핀’ 등 더핑크퐁컴퍼니의 애니메이션이 송출돼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며 “여기에 유튜브, 틱톡,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신규 구독과 조회 수 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또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음원, 영화, 애니메이션 시리즈 간 선순환 구조를 이뤄 국경과 플랫폼을 막론하고 IP(지식재산권) 파워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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