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특수교사들이 ‘주호민 사건’에 입을 열었다.
웹툰작가 주호민으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후 1심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특수교사 A 씨가 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 참석했던 특수교사 50여명 중 일부 의견을 디스패치가 보도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이 대한민국 공교육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특수교사 B 씨는 “무언가를 하면 아동학대가 돼 버린다. 저는 아무것도 안 하는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제대로 교육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학교폭력위원회 담당교사 C 씨는 “이번 사건은 A 씨가 주호민 자녀를 도우려다 오히려 고소를 당한 건”이라며 “앞으로 누가 개별협의회를 열겠냐”고 했다.
개별협의회란 학교에서 학생 간 문제가 생겼을 때 학교폭력위원회 등 공식 절차 대신 교사가 해당 학생의 부모를 직접 만나 상의하는 걸 뜻한다. A 씨는 주호민 자녀의 일을 두고 학교폭력위원회가 아닌 개별협의회를 진행했다.
C 씨와 D 씨는 “우선 학폭 신고가 들어오면 곧바로 가해 학생을 분리 조치해야 한다. 그러면 저 같은 학폭 담당교사가 양쪽 사안을 듣고 조율에 나선다. 내부위원회를 열고 자체 사과를 하거나, 교육청 심의위에 올린다. 경찰 신고를 할 수도 있다. 경미한 사안은 학교장 재량 하에 자체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개별협의회 자체가 매 학기초에 열린다. 그 다음 학부모 요청에 따라 상시적으로 개최될 수 있다. 그 협의회에서 아이의 교육에 관한 개별적인 디테일을 모두 정한다. A 씨가 이걸 열어 해결하려고 했던 것 자체가, 교사가 아이의 특수성을 배려한 것이다. 학생 특성을 자세히 아시니 나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 씨가 주호민 자녀를 위해 오히려 일을 더 하다 고소를 당한 것이다. 사실 성 사안이기에 처음부터 학폭위로 넘기고 손을 떼면 된다. 그러면 특수교사가 할 일이 없지 않나”라고 했다.
성 사안에 있어 개별협의회 열어본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통합학급 교사로 일할 때 사건이 있었다. 다운증후군과 자폐를 앓는 여학생이 남학생을 상대로 끌어안고 뽀뽀를 했다. 남자 아이가 겁을 먹고 울었다. 남자아이 부모님이 문제 삼았으면 학폭이 맞다. 그러나 개별협의회를 열었고, 아이의 특성을 남아 부모님께서 이해해주셨다”라고 전했다.
특수교사들은 “(바지를 내린) 그 행동의 원인은 단순히 판단할 수 없다. ‘기능 평가’를 해 보아야 안다. 감각 추구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일 수도 있다. 다만, 강제전학 조치가 이뤄졌을 때를 생각해보라. 아이는 또 다른 환경에서 적응해야 한다. A 씨는 그걸 막으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싫어’, ‘행동이 고약하다’ 등 A 씨가 주호민 자녀를 향해 말해 녹취가 된 발언에 대해선 특수교사들은 “제가 그 현장에 있지 않아서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일반적인 특수 교육에 대해 설명하자면, 특수 아동의 경우 마음 읽기를 어려워한다. 삽화도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저는 ‘싫다’와 ‘좋다’는 감정을 가르치기 위해 감정 카드를 활용한다. 제가 웃거나 우는 사진을 프린트해 카드로 만들어 가르친다. 그리고 실제로도 ‘싫다’와 ‘좋다’를 적용한다. 그 때는 당연히 표정도 따라가야 한다. ‘싫어’ 하는데 표정은 환히 웃고 있을 수는 없다. 이러한 교육의 관점으로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수교사들은 A 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대해서는 “교육은 전체적인 맥락을 봐야 한다. 주호민 자녀가 ‘싫어’, ‘고약하다’라는 말을 듣기까지 수많은 그 특수교사의 개별적인 교육이 있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다 고려가 되었는지 묻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이제 누가 아이를 위해 나서겠나? ‘싫어’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개별적으로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특수아동의 경우, 부득이하게 신체 제지도 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이는 교육청 매뉴얼에도 나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매뉴얼대로 하면 (부모님 입장에선) 100% 아동학대다. 어깨에 손을 댔지 않나. 게다가 불법녹음까지 증거로 인정받았다. 아동이 자리를 이탈하면 ‘앉으라’는 말만 기계적으로 반복하면 되는 것인가? 어떻게 아이를 사회화시킬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수교사들은 “특수교사들은 아동에게 맞는 것이 일상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이유로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지 않는다. 휠체어를 들다 디스크가 터져도 사비로 해결한다. 부모님들께 알리지도 않는다. 그것까지는 괜찮다. 우리의 일이니까. 그러나 일명 ‘기분상해죄’는 안 된다고 본다. 고소가 두려워 아무 것도 못 하는, 아니 안 하는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사회인으로 잘 살아갈 수 있게 교육하고 싶다. 요즘 같은 상황에선 묻고 싶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을까?”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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