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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천정부지 제작비에 作 축소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톱 배우들의 출연료, 상시적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추정 근사치가 수 년에 한 번씩 떠돌며 대중의 관심을 유발하는 실정이다. 이 와중, 최근 연기자들에게 열린 새로운 기회는 글로벌 무대다. OTT(Over-the-top), 일명 미디어 콘텐츠는 일시적 구독자 수가 떨어져 나간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제작비를 대량 투입할 가치가 있는 무한시장이다. 현장감이 중요한 케이팝 아이돌들의 경우, 음악과 무대, 기획사의 컬래버레이션으로 1세대부터 세계 공연장에 서서히 진출해 발판을 넓혔다. 피와 땀으로 버무려진 무대에서 세계 팬들은 떼창을 부르며, 아이돌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했다. 내처 스크린, 화면의 예술이 온라인 체제와 효율적으로 결합한 것은 고무적이다. 감독이 편집을 통해 보여주는 세계관은 예상대로 OTT 안에 무사히 안착했다. 이 같은 매커니즘의 장단은 분명하다. 집 안에서 리모콘이나 빔 프로젝터를 통한 조작이 빠르고 용이한 만큼, 입소문을 통해 구독자들을 쉽게 유입 시킬 수 있다. 반대 급부로 말하자면 가벼운 호기심으로 쉽게 발을 들였던 이 소비자들은, 조금만 흥미가 떨어져도 구독을 끊기도 쉽다. 세계 시장이 인정한 톱 배우의 가치…”회당 5억까지” 그렇다면 OTT와 제작자들이 이 소비자들을 붙드는 방안은 오직 하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흥미가 떨어질 때쯤 흥미의 가속을 붙이는 일이다. 도파민을 분비 시킬 만한 자극적인 스토리텔링과 화려한 마케팅, 무엇보다 세계적 팬덤을 보유한 톱 스타들을 기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3일 헤럴드경제는 국내 OTT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넷플릭스 작품들 주연 배우 출연료가 국내 업체들에 비해 2~3배 이상 비싸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배우가 넷플릭스로 넘어갈 시, 국내 OTT 작품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의 몸값으로 뛴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국내 제작사들이 앞다퉈 잡으려는 연기자들의 발걸음이, 글로벌 OTT로 향하는 것도 당연지사다. 가령 ‘미나리’ 등으로 이름을 알린 윤여정을 비롯해, 국내와 중화권 톱 스타 격인 이민호가 동참한 ‘파친코’는 현 시점 OTT가 제작할 수 있는 웰메이드 작품의 교본이다. 연기와 스타성, 외모를 모두 겸비한 젊은 스타들이 한결 같이 미국 OTT 작품 제작사들과 미팅을 하는 것은 당연지사. 인지도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도 OTT는 기회의 장이 됐다. ‘파친코’ 속 이삭 역할을 맡은 노상현은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각종 미국 제작사들의 러브콜을 받는 혜성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연극, TV, 영화를 돌며 수 십 년 간 커리어를 쌓아온 선배 연기자들과 또 다른, 새 업장의 물꼬를 튼 셈이다. 美, K콘텐츠 작품성·세계관 가뿐히 뛰어넘는 물량공세 국내 OTT로선 거대 자본으로 승부하는 미국계 기업들을 제칠 요량이 전무하다고. 국내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시나리오, 작품성, 괜찮은 감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편당 수 백 억 가량의 제작비가 문제적”이라 말했다. 제조업이 주된 대한민국 내수 시장에서 콘텐츠에 할당될 수 있는 자본 규모가 명확하고, 제작사들 역시 영세한 편이라 애초 투자금을 확보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 이 와중 넷플릭스는 새해에 내놓는 국내 드라마와 영화만 무려 26편을 준비했다. 여기엔 그간 방송에 좀처럼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젊은 톱 스타들이 대거 합류했다. 박보검, 아이유가 출연하는 ‘폭싹 속았수다’를 비롯해 최우식, 손석구가 참여한 ‘살인자O난감’ 등이 새해 기대작으로 각광 받는다. 애초 한국 톱 배우 기준 회당 2억 정도의 설이 돈 가운데, 실제로 넷플릭스 작품은 거대 한국 배우에게 회당 5억에 계약을 성사 시켜주고 있다. 자본의 출처는 당연히 압도적인 가입자 수다. 그렇다 한들 K-배우들에게 무작정 애국주의를 강요할 수도 없다. 시장은 냉정하고, 현재 톱 연기자들과 일하는 국내 매니지먼트들은 아티스트의 자체 매력에서 많은 것을 기대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효용을 본다. 실제로 기록적인 아티스트 몸값의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가는 취지로, 이들의 발걸음은 하릴없이 미국이나 할리우드로 향하는 추세다. 웨이브·티빙 합병설? 현실은 적자·손익 고민 1세대 할리우드 진출 배우였던 김윤진 이래 비(정지훈), 이병헌 등이 개척자처럼 해외로 향한 후, 후배나 동료들이 유사한 길을 밟기 시작했다. 정지훈 아내인 배우 김태희 역시 최근 지니TV 작품을 끝낸 이후, 미국 아마존프라임 작품 출연을 확정했다. 혜안을 갖춘 인재들은 ‘좋은 콘텐츠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는 거대 자본이 일시적 적자를 부를지언정, 장기적으론 더 많은 구독자를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쯤 되면 한국 OTT 시장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티빙, 웨이브 합병설이 돌고 있으나 이를 현실화 하는데 다양한 기업, 계열사, 자회사들의 손익 문제가 걸려 있다. 무엇보다 현 시점, 거대한 제작 원가로 인해 두 회사 모두 몇 년 간 적자가 난 상황. 국내 OTT 관계자는 “구독자가 떨어질 때쯤 화수분마냥 더 큰 투자금을 투입해 금세 구독자를 보완하는 넷플릭스와 애초 출발점이 다른 게임”이라며 “현재로서 한국 OTT는 선순환이 막혀 있는 실정”이라는 무력감을 내비쳤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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