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성장을 전면에서 견인하고 있는 그룹 (여자)아이들의 전소연에 더욱 성숙한 프로듀싱 능력이 요구된다.
전소연은 지난 31일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 이하 한음저협)가 공개한 2024년도 정회원 승격된 30인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음저협은 매년 협회 규정에 의거해 준회원 가운데 가입 기간별 저작권료 상위 기준에 따라 전체 음악 분야에서 27명을, 비대중 음악(순수, 국악, 동요, 종교) 분야에서 3명을 정회원으로 승격시킨다.
이번에 한음저협 정회원에 포함된 전소연은 (여자)아이들 팀 내 존재감이 엄청나다. 리더를 비롯해 메인 래퍼를 맡고 있고, 나아가 총괄 프로듀서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보 타이틀곡과 수록곡을 작사, 작곡, 편곡하는 것에 나아가 앨범 콘셉트와 스토리텔링, 비주얼, 뮤직비디오 등을 전면에 나 관여하고 있다.
꾸준히 (여자)아이들 작업에 참여해온 전소연은 지난 2022년 3월 발매된 정규 1집 ‘I NEVER DIE'(아이 네버 다이)를 기점으로 대중에 두각을 나타냈다. 타이틀곡 ‘TOMBOY'(톰보이)를 비롯해 미니 5집 ‘I Love'(아이 러브’)의 ‘Nxde'(누드), 미니 6집 ‘I feel'(아이 필)의 ‘퀸카(Queencard)’ 등 내리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전소연의 프로듀싱 능력은 (여자)아이들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평가 받는다.
이번 한음저협 정회원 승격 역시 히트곡 메이커로서 전소연의 역량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소연에 앞서, 선배 가수 보아와 아이유가 각각 2015년과 2016년 정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소연은 여자 K팝 아티스트 중 세 번째로 한음저협의 정회원이 됐다.
전소연의 이같은 성장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소연은 오랜 시간 큐브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시간을 거치면서 꾸준히 작사, 작곡 공부에 몰두해 왔다. 여기에 엠넷 ‘프로듀스 101’, ‘언프리티 랩스타3’ 등 서바이벌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단시간에 급속도로 큰 성장을 이뤄냈다.
작곡자로서 탄탄대로만 걸은 것은 아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전소연은 프로듀싱 능력을 인정받아 2022 MBC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에 트레이너로 참가, 프로그램 파이널곡 ‘SUN'(썬)을 작곡했지만, 표절 논란이 일었다. ‘SUN’이 그룹 에이티즈의 곡 ‘웨이브'(WAVE)와 후렴구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것.
전소연은 인정했다. 그는 “방송 종료 후 제기된 유사성에 대해 일부분의 유사성이라도 사과를 드림이 마땅하다고 생각돼, 논란이 된 곡의 작곡가분에게 해당 사항을 알려드리고 사과드렸다”며 “이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작곡가와 아티스트, 그리고 팬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욱 신경 쓰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퀸카(Queencard)’ 흥행을 통해 표절 의혹을 스스로 넘어서며 창작자로서 어느 정도 자리매김한 전소연이지만, (여자)아이들의 프로듀서로서 여전히 아슬아슬한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여자)아이들은 지난 22일 발매된 ‘Wife'(와이프)로 선정선 논란에 휩싸였다. ‘그게 다가 아냐 위에 체리도 따먹어줘’.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냥 chop, chop, chop’, ‘배웠으면 이제 너도 한번 올라타봐’라는 등의 가사가 성행위 등을 노골적으로 연상시킨다는 지적이었다. 이 곡은 연령 제한도 걸려있지 않아 미성년인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KBS는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된 가사’를 이유로 ‘Wife’에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 곡을 만든 전소연의 뜻에 따라 해당 가사는 수정되지 않았고, 여전히 원곡 그대로 스트리밍되고 있다. 논란과 비판에 대해 수용하지 않고, 창작자로서의 고집만 선택한 셈이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Wife’에 대해 “이번 방송 활동과는 무관한 곡”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며 어물쩍 넘어간 모양새지만, 대중의 목소리에 피드백 없이 고집을 꺾지 않는 태도는 찝찝한 인상을 남긴다. 청소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아이돌 그룹에 있어 선정성 논란은 매우 중요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다.
전소연은 (여자)아이들의 성장과 흥행을 견인하는 핵심 정체성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하고, 대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총괄 프로듀서라면 표절 시비에서 자유로운 고유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팀이 활동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지, 대중과 어떻게 소통 포인트를 잡아야 는지도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