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경이 밉상 연기로 정점을 찍으며 ‘tvN은 이이경을 책임져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tvN 월화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연출 박원국, 한진선 / 극본 신유담/ 이하 ‘내남결’)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 차를 살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돌려주는 본격 운명 개척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이경은 여자친구 강지원(박민영)의 절친 정수민(송하윤)과 바람을 피우는 최악의 남자 박민환으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회에서는 지원의 생일에 유지혁(나인우)이 준비해 준 이벤트로 온갖 생색을 내며 프러포즈한 박민환은 자상한 남자친구인 척했지만, 또다시 정수민의 유혹에 넘어가 하룻밤을 보냈다. 상견례 당일에도 뜨거운 밀회를 즐기며 두 여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갔다. 상견례를 엎다 못해 자신까지 엎어버린 지원에 화가 난 민환은 지원을 다그치려 했지만 되려 역풍을 맞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직원들이 모두 있는 곳에서 바람 피운 사실을 걸린 것도 모자라, 바람의 상대가 수민이라는 것까지 발각된 민환은 업무 실수까지 들통나며 직급 강등과 부서 이동, 감봉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사채 빚까지 독촉받는 상황에 놓이자 임신했다는 거짓말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려 한 수민에게 사채를 갚기 위한 결혼을 제안, 프러포즈 멘트 돌려막기로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이경은 은퇴작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망가짐을 불사하며 박민환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고 있다. 이이경이 찌질해질수록 복수는 시원하고 도파민은 치솟는다. 휘몰아치는 전개 속 한결같지만, 다채로운 이이경의 연기는 없으면 서운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물고 뜯고 즐기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여기서 더욱 돋보이는 점은 코믹하고 망가지는 이이경의 연기가 예능이나 콩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스꽝스럽게 망가지다가도 순간적으로 바뀌는 이이경의 눈빛은 박민환이 지닌 폭력성과 섬뜩함을 극대화하는 장치가 되어 극의 전체적인 무게감을 조율하고 있다.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끌어내 인물이 지닌 악랄함을 더욱 잔인하게 표현하는 이이경의 연기는 시청자를 열광케 하기 충분했다. 과연 이이경이 복수의 칼을 맞고 새로운 운명의 시작을 맞이하게 된 박민환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드라마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편 ‘내남결’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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