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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부터 정우성까지! 작년 열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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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 2편의 1000만 영화가 탄생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5대 투배사에 묻다] 2024년 영화계 ‘불황의 늪’ 벗어나려면?

영화 '서울의 봄' 흥행 이후 국내 영화계가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 흥행 이후 국내 영화계가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으로 국내 영화산업이 살아나는가 싶더니 새해 들어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OTT 성장은 기존 영화산업의 구조를 통째로 바꿨다. 극장 중심의 영화 생태계가 붕괴하고, 영화 제작 인력이 OTT로 이동했으며, 영화제작사가 OTT 시리즈를 제작하는 등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영화를 비롯한 콘텐츠 산업이 재편되는 분위기다.

그 어느 때보다 영화계의 위기감이 팽배해있는 지금, 맥스무비가 CJ ENM, 롯데컬처웍스, NEW,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쇼박스까지 5대 투자·배급사(투배사)의 영화사업 책임자들에게 영화계의 시급한 현안을 물었다.

이들은 위축된 영화 투자 시장을 회복하고, 투자 및 배급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수익을 낮추는 객단가 문제 개선과 ‘곳간’에 쌓인 영화에 대한 개봉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영화 투자 정상화 필요하다

국내 영화산업은 극장 매출 규모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극장 중심의 생태계이다. 하지만 2020년 팬데믹 사태로 그해 극장 매출액과 관객수가 70% 이상 감소하며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매출액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1조2614억원(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 2편의 1000만 영화가 탄생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 2편의 1000만 영화가 탄생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투자 위축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신규 영화 제작이 어려워지고 있다. 돈이 없어 영화를 못 만들고, 영화가 없어 관객이 극장을 찾지 않고, 관객이 줄면서 수익이 감소해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지나면서 영화를 준비하는 활동이 전반적으로 침체됐고, 투자 심리도 복합적인 이유로 위축되며 영화시장 회복이 더뎌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며 “재능 있는 창작자들이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투배사들이 이러한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분위기나 산업구조를 마련해 이를 통한 성공사례들로 영화업계가 활성화하는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재 롯데컬처웍스 영화사업부문장은 “현재 팬데믹 이전만큼 영화 제작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영화산업의 사이클이 망가지지 않도록 신규 작품의 원활한 투자를 일으킬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 배급사별 미개봉 영화가 산적해 있다”며 “현재 관객 트렌드에 맞춘 후반 작업과 개봉, 마케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개봉 촉진 지원’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텐트폴 중심 전략 재고

팬데믹 이후 더 이상 기존의 흥행 법칙이 통하지 않게 됐다. 유명 감독과 배우들을 내세운 영화들이 처참하게 실패했고,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구분도 무너졌다. 특히 텐트폴 중심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 및 배급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현정 쇼박스 영화사업본부장은 “극장 활황기에 영화 투자는 거대 예산을 투입한 텐트폴을 중심으로 순환돼온 구조였다”며 “텐트폴 실적이 안 좋으면 재정 상황이 쉽게 무너지기도 했지만 유명 감독과 배우의 조합이 흥행을 보장하던 많은 사례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 본부장은 “하지만 지금은 OTT 콘텐츠가 관객의 일상에 가까이 존재하게 되면서 극장 콘텐츠는 ‘극장 영화만의 특별한 어떤 것’을 담보해야만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흥미로운 것은 그 선택의 기준이 꼭 규모감이나 화려한 캐스팅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더 뾰족하고 기민한 아이템, 스크린으로 확인하고 싶어지는 스타일리시한 장르성, 개성이 더욱 돋보이는 캐스팅, 새로운 감각의 연출 등이 관객의 새로운 기준을 총족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서울 내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티켓 창구 모습. 맥스무비DB
서울 내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티켓 창구 모습. 맥스무비DB

김유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담당은 “세계가 주목하는 콘텐츠 강국으로 성장했음에도 위축된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며 “콘텐츠 미디어 산업 전반이 무서운 속도로 바뀌고 있는 만큼 변화에 적응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노하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관람료와 객단가 간 균형

영화 관람료와 객단가 사이의 괴리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관람료는 인상됐지만, 배급사 및 제작사는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관객 한 명이 영화 한 편을 볼 때 실질적으로 지불하는 객단가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관람료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관객 반발이 큰 가운데 할인 티켓과 프로모션 비용 상승 등으로 객단가가 그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배급사 및 제작사는 가격 저항과 수익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말 2D 영화의 티켓값이 2018년 평균 1만원에서 2023년 1만5000원으로 올랐을 때 객단가의 인상폭은 그 절반 수준인 2400원(CGV·메가박스 실적자료 참고)에 그쳤다.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서울의 봄’의 객단가는 1만원이 되지 않는다.

김수연 NEW 영화사업부 이사는 “영화 제작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관람료는 인상됐지만 프로모션 비용 상승 등으로 객단가는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관람료와 객단가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설문에 참여한 분들 ]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

롯데컬처웍스 영화부문장 이경재 상무

NEW 김수연 영화사업부 이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김유진 콘텐츠 담당

쇼박스 이현정 영화사업본부장 (회사명 알파벳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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