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가수 황위진이 그룹 르세라핌을 향해 성희롱 발언을 했다. 황위진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했지만, 논란은 거세지는 모양새다. K팝을 향한 세계적인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 속 K팝 아티스트들이 ‘성적 대상화’가 되고 있다며 경고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방영된 중국 추석 특집 프로그램 ‘홍백 예술상’에는 백팀으로 천밍주, 오강, 황위진이 출연했다. 홍팀에는 샤샤, 허부개 등이 함께했다.
이날 르세라핌이 ‘홍백 예술상’ 측의 초청을 받아, 피날레 무대를 꾸밀 예정이었다. 공연 전 ‘홍백 예술상’ 측 음식 시식회를 열었고, 르세라핌은 대나무 꼬치로 고구마 볼을 먹으려 했다. 이 때 황위진은 “나도 꽂고 싶다. 그녀들 아래에 있는…그 고구마 볼”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출연자 샤샤는 “말실수를 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를 들은 황위진은 “나도 그녀들과 같은 식사를 하고 싶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방송 직후 대만 여론은 ‘황위진이 르세라핌에게 성희롱을 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위진은 이에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멤버들이 맛있는 음식을 하나씩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방송의 일부였고, 윤진이 고구마 볼을 꽂아 먹겠다는 말에 본능적으로 리액션을 하고 싶었다. 먹는 과정을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모두가 오해할 만한 말을 했지만, 마음 속으로 전하고 싶었던 말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맛있는 음식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쁘다’였다”고 덧붙였다.
연예계 ‘성적 대상화’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또한 국내만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 종합 IT 기업 ‘메타’에서는 여자아이돌을 성희롱하는 등 유해 게시물이 현재까지 반복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신고를 하더라도 성희롱 게시글은 노출된다. SNS 이용자 확보, 클릭 수 유지를 통한 이익 창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아이돌 기획사 쟈니즈의 몰락에 이어 최근 요시모토 프로덕션 스타 마츠모토 히토시의 성추문 논란이 터졌다. 쟈니즈는 일본의 최대 연예기획사다. 업주 쟈니즈 기타가와의 오랜 기간 아동학대 사건이 뒤늦게 불거진 뒤 홍역을 앓았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쟈니즈란 회사명 자체가 없어졌다. 이외에도, 일본 최고의 개그 콤비 다운타운의 마츠모토 히토시가 연예인 지망 여성들에게 성적 행위를 강요한 의혹이 보도됐다. 세 가지 사례 모두 성에 대한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됐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성 관련 ‘도덕적 해이’에 대해 “연예계는 일반 사회와 다른 특별한 영역이라는 인식이 여기에 한몫했다. 일반 사회라면 금기를 깼을 경우 처벌받지만, 연예계에선 금기를 깨야 자유로워진다는 인식이다”라며 “연예계가 보다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서현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연예계는 성희롱과 성 추문에 대한 깊은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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