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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이혼할 결심’, 가상이혼 프로그램 아이들에겐 너무 폭력적이지 않나 [TE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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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연예인 가족들의 사생활을 공개한 가족 예능이나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오는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면서 관련된 문제들이 속속들이 불거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고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버라이어티 형식의 예능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그 자리를 채운 것이 관찰 혹은 가족 예능이다. 일반인 출연자가 참여하는 연애 프로그램도 더불어 늘어난 추세라는 것도 찾아볼 수 있다. 소재 자체의 신선함은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높다.

특히,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MBN ‘고딩엄빠’, SBS ‘동상이몽’ 등에서 공개되는 연예인 가족들의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지적은 이미 여러 차례 나온 상황이다. 아이들은 프로그램의 출연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데다가 혹은 이슈가 생겼을 때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 요인으로 꼽힌다. 상간남 의혹이 불거진 강경준 역시 ‘동상이몽’,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에 출연하면서 아이들의 얼굴이 노출되었고, 이는 크나큰 트라우마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MBN 예능 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역시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형식의 관찰 예능인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프로그램의 방향성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전에도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MBC ‘우리 이혼했어요’, MBN ‘돌싱글즈’ 등의 결혼과 이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다수 존재하고 해당 프로그램들 역시 이혼을 조장한다거나 무분별하게 사생활을 노출해 문제를 키운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비슷한 형태의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런칭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8일 방송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의 전 축구선수 정대세, 명서현 부부의 에피소드는 방영 직후 많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부부는 가상 이혼을 결정하고 합의서와 친권 포기서를 쓰는 모습이 그려졌다. 2013년 명서현과 결혼한 정대세는 1남 1녀를 뒀으며, 아들은 10살, 딸은 8살이다. 정대세는 딸과 아들을 불러 가족이 따로 떨어져서 살아야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정대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아무 죄가 없지 않나. 이야기를 하기 전에도 조심스러웠다. 저도 도저히 모르겠더라. 애들한테 어떻게 전하면 되는지”라고 이야기했다.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집을 또 하나 샀다”라는 설명에 10살 아들은 “가족이 더 좋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기기도. 이에 정대세는 “아빠, 엄마가 가끔 티격태격할 때 있지 않나. 그때 가장 불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게 아들이다. 가족이 좋다는 말에 무게감이 있었고, 제가 내린 판단이 옳은 건지 틀린 건지 후회도 됐다”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해당 에피소드가 방송된 이후, 시청자들은 ‘가상 이혼’이라고 할지라도 아이들이 해당 사항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며 이는 일종의 아동학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극’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이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기 어렵고, 평생의 트라우마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왜 부모 돈벌이에 아이를 이용하냐”라는 반응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제작진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최근 몇 년간 방송된 연예인 가족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및 아이들을 출연시키는 것에 대해 제작진들은 다시금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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