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tvN 새 토일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에서 지난해 신드롬적인 흥행을 일으켰던 MBC 금토드라마 ‘연인’의 향기가 난다. 시작은 병자호란이라는 익숙한 소재로 반가움을 안겼다가 끝에는 연기 구멍 없는 탄탄함으로 감탄을 안겼다. 무엇보다 극을 이끄는 조정석의 능글맞으면서도 담대한 카리스마에서 ‘연인’ 속 남궁민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세작’은 높은 자리에 있지만 마음은 비천한 임금 이인(조정석 분)과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세작’이 된 여인(신세경 분)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 멜로 사극 드라마. 상상력에 기반한 100% 픽션극이다.
그러나 제작발표회에서 김선덕 작가가 말했듯 조선 시대를 기반으로 하기에 조선의 역사에서 영감을 얻은 사건들을 상상력에 기반해 담아냈다. 가장 큰 예로 1회에서는 병자호란으로 인해 청나라의 인질로 끌려가는 이인의 모습이 담겼다.
무엇보다 병자호란은 ‘연인’에서 주요 소재로 쓰였던 사건이다. ‘연인’을 애청했던 시청자라면 청나라 심양, 속환금 등 익숙한 단어들이 나타나 반가움 마저 든다. 여기에 인질로 끌려가는 백성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이인의 모습과 속환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기 바둑을 두는 희수(신세경 분) 모습은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며 울림을 안긴다.
또 바둑 친구로 만난 이인과 희수의 말랑말랑한 로맨스는 설레임을 안김과 동시에 애틋함을 안겼다. 남장을 하고 정체를 숨긴 채 대군을 향한 마음을 키우는 희수와 남자라고 알면서도 신경을 쓰는 이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후 이인이 왕위에 오르고 희수가 세작이 되는 설정이 이미 알려진 바, 위태롭고 날 선 감정으로 변모할 이들의 로맨스의 행보에도 기대가 쏠린다.
‘연인’ 역시 초반에는 철없는 길채(안은진 분) 아씨와 정체 모를 장현(남궁민 분) 도령의 풋풋한 로맨스로 시작했지만, 4회가 지난 시점부터 캐릭터들의 위기를 맞고 성장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뤘다. ‘세작’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입을 모아 4화 엔딩에 주목해 달라 요청했다. 4화 엔딩을 기점으로 극의 모든 분위기가 뒤집어진다고 귀띔한 것.
무엇보다 ‘세작’은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구멍 없는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 보는 맛을 더하고 있다. 조정석, 신세경은 물론이고 장영남, 손현주, 조성하, 최대훈, 이규회 등 내로라하는 명품 배우들이 한 작품에 뭉쳤다. 특히 최대훈은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지만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이인으로 인해 불안와 증오를 품는 왕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극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아시안컵 경기로 인해 1,2회가 연속 편성되면서 시청률은 3~4%대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작은 지금부터다. 주말에 맞붙는 ‘고려 거란 전쟁’은 역사 왜곡으로 잡음이 일고 있고, ‘밤에 피는 꽃’은 시청률에 비해 낮은 화제성을 보이다 4회서 큰 폭의 하락세를 그린 상황. 이에 ‘세작’이 탄탄한 작품성으로 경쟁작들을 제치고 상승세를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