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잦은 호피무늬 의상으로 치타여사라는 애칭을 얻은 라미란.
그리고 어떤 옷이든 소화 가능이지만, 특히 호피무늬 의상과 찰떡이라 불리는 김혜수.
두 사람은 의상 취향만 겹치는 게 아닌 것 같다.
최근 라미란이 이끄는 영화 ‘시민덕희’가 김혜수 주연작인 ‘밀수’에 이어 극장가에서 제대로 우먼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덕벤져스’, ‘해녀즈’ 이을 우먼파워
‘덕벤져스’가 ‘해녀즈’의 뒤를 이어 우먼파워를 보여줄까.
1월24일 개봉한 보이스피싱 실화 소재 영화 ‘시민덕희'(감독 박영주)가 호평 속에 출발한 가운데 ‘밀수'(감독 류승완)의 흥행력을 이어받을지 관심이 모은다. ‘밀수’처럼 ‘시민덕희’ 또한 여성이 힘을 모아 사건을 해결하는 우먼 파워가 돋보이는 영화여서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평범한 중년의 여성이 직접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본거지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경찰이 자신의 사건을 외면하자, 덕희(라미란)가 보이스피싱 조직원 재민(공명)에게 얻은 제보를 바탕으로 함께 일하는 공장 동료들과 함께 직접 움직인다. 이를 위해 여성들이 힘을 모으는 과정이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추진력 강한 덕희를 중심으로 중국어에 능통한 재중동포 출신의 봉림(염혜란), 발군의 촬영 실력을 범인을 잡는데 발휘하는 숙자(장윤주), 그리고 칭다오에서 조직의 본거지를 찾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택시기사 애림(안은진)까지 이른바 덕벤져스의 활약이 통쾌한 추적극을 선사한다.
앞서 지난해 7월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도 우먼 파워가 돋보였던 작품이다.
가상의 도시 군천을 배경으로, 화학 공장이 생겨나 생계를 잃게 된 해녀들이 위험한 밀수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혜수 염정아를 중심으로 김재화 박준면 박경혜 주보비가 연기한 해녀들이 군천을 장악한 폭력배 장도리(박정민)와 그 일당을 상대로 통쾌한 일격을 날리는 이야기가 대략적인 줄거리다.
특히 후반부에 해녀들이 물속을 가르며 유려한 움직임으로 펼쳐보인 수중 액션은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시퀀스를 완성해냈다. 해녀들의 수중 액션은 연대의 힘으로 악당을 물리친 우먼파워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밀수’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여름 성수기 텐트폴 영화에 여성 주연을 내세운 영화를 보기가 어려웠는데, ‘밀수’는 여성 주연의 영화로 5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서울의 봄’ ‘범죄도시3’에 이어 지난해 한국영화 흥행 3위에 오르는 의미와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이와 함께 ‘미쓰백’과 ‘허스토리’도 우먼파워의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언급되는 영화들이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민덕희’와 더 많은 교집합이 발견된다.
‘미쓰백’은 아동학대 사건을, ‘허스토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건을 소재로, 여성의 연대를 통해 아픔과 시련을 극복해낸 이야기로, 사회적 관심까지 환기시키며 울림을 줬던 작품이다.
‘시민덕희’ 또한 2016년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 사건을 소재로 한 보통영웅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감동을 주고 있다.
‘시민덕희’는 개봉 첫날 ‘외계+인’ 2부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시민덕희’의 우먼파워가 ‘서울의 봄’ 흥행 이후 열기가 사그라진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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