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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탄생” 원작자VS제작진 갈등, 과거엔 어땠나[이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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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 거란 전쟁, 치인트, 마이웨이 포스터. 제공| KBS2, tvN, CJ ENM
▲ 고려 거란 전쟁, 치인트, 마이웨이 포스터. 제공| KBS2, tvN, CJ ENM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웹툰과 소설 등은 드라마나 영화에 사용하기 가장 좋은 IP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디즈니+ ‘무빙’, 넷플릭스 ‘마스크걸’ 등 이제는 원작이 없는 작품을 찾기 어려운 정도다. 

‘무빙’처럼 원작자가 각색 작업에 직접 참여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있지만, 제작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잡음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KBS2 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역시 원작자 길승수 작가와 작가·PD의 갈등이 폭발해 논란을 빚고 있다.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은 지난 17, 18화 방송 이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원작자가 나서서 비난한 뒤 드라마 작가와 PD가 반박 입장을 내놓고 원작자가 다시 대응하면서 양측의 전면전 분위기가 됐다. 자문을 두고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현종이 당한 낙마 사고에 대해 ‘마통사고’ ‘현쪽이’라는 말이 나오는 등 이후 일부 시청자들은 현종의 캐릭터 표현과 역사 고증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을 집필한 길승수 작가가 블로그를 통해 “당연히 ‘고려거란전쟁’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 없다”‘라며 원작과 다른 드라마 전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 논란이 커졌다. 

‘고려 거란 전쟁’의 전우성 PD와 이정우 작가는 “원작과 방향성이 달라진 이유는 하반기 이정우 작가가 합류한 후 생각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작가는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한 후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전 감독 역시 이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것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연유”라고 해명에 나섰다. 

▲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제공| KBS2
▲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제공| KBS2

그러나 KBS의 입장은 오히려 원작자의 반발을 불렀다. 해당 글이 공개된 날 길승수 작가는 블로그에 “웃기지도 않는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려 언짢은 심경을 드러냈고 강도 높은 비난에 전 PD와 이 작가 역시 SNS에 글을 남겨 “시작부터 다른 길을 갔기에 원작과 비교하는 거 자체가 무의미하다”라며 원작자의 글에 반박했다. 

그러자 길승수 작가는 자문 요청을 거절했다는 전 PD의 주장에 “이장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제 위의 사람인 양 저에게 보조 작가의 업무인 페이퍼 작성을 지시했다”라고 맞받았다.

또한, 길 작가는 스포티비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역사에 반하는 ‘고려 거란 전쟁’의 전개에  “고려 현종 때는 과거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이미 왕에게 충성하는 관료제가 정립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금 ‘고려거란전쟁’의 이야기는 현재의 한국을 묘사하면서 6.25 전쟁이 막 지나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종이 멱살을 잡는) 강감찬이나 그런 캐릭터가 거기서 나올 수가 없다”라며 “지금 상황은 6.25 전쟁이 끝나고 곧바로 BTS가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답답해했다.

또한 “시청자들은 대하사극을 역사로 인식하고 본다. 내 작품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대하사극의 좋은 대본을 쓴다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졌어야 한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 치인트 포스터. 제공|tvN
▲ 치인트 포스터. 제공|tvN

2016년 방송됐던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역시 원작과는 다른 후반 전개와 이슈가 불거지며 원작자가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됐다. 

‘치즈인더트랩’ 후반부에는 원작에서 유정과 여주인공 홍설(김고은)의 에피소드가 백인호와 홍설의 에피소드로 바뀌고, 유정의 감정선이 표현되지 않은 채로 백인호의 사연에 집중되는 전개가 그려졌다. 이러한 전개에 시청자들은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에 원작자인 순끼 작가까지 나섰다. 그는 “수많은 분들이 노력한 드라마이기에 제가 원작자라는 이유로 함부로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드라마는 ‘원작 충실’이라는 기사가 나왔으나, 원작에 충실하게 제작되는 동안 제게는 연락이 한통도 없었고 드라마가 어떤 내용으로 제작되는지 알 수 없었다. 시나리오 공유를 요청했으나 ‘철통 보안’이라는 이유로 6화 이후로는 강력하게 항의해야 대본을 받아 볼 수 있었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결말을 강요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원작 엔딩을 제작진에 공유하며 연재가 길어질 경우 드라마 때문에 원작 결말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엔딩을 다르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연출마저 흡사한 엔딩 때문에 항의하고 엔딩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주인공임에도 분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던 박해진의 소속사 더블유엠컴퍼니 역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23~24일 “배우의 제2의 집 촬영장은 숭고해야 하는 곳. 누구 하나만을 위한 드라마일 순 없다” “정아~ 어디니. 내 목소리 들리니”, “대본의 무거움. 그건 우주의 가치” 등의 글을 잇따라 올려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 논란이 커졌다. 

이에 ‘치즈인더트랩’ 제작진 측이 “원작자인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순끼 작가를 더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라며 “이윤정 PD가 개인적으로 순끼 작가에게 사과했고 작가가 이를 수용했다”라고 밝히며 논란이 일단락됐다. 

▲ 마이웨이 포스터 제공|CJ ENM
▲ 마이웨이 포스터 제공|CJ ENM

2012년 개봉한 영화 ‘마이웨이’도 있다. ‘마이웨이’는 당시 한국영화 최대 제작비인 280억이 투입된 대작이었지만 흥행 부진과 원작자 갈등 등 악재에 시달렸다. 

‘마이웨이’의 원작 ‘디데이’의 작가인 김병인 작가는 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화사업본부 부장으로 재직 당시 ‘마이웨이’ 초고에 참여했으나 제작 과정에서 하차했다. 이후 2010년 10월 ‘마이웨이’에 대해 제작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기각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갈등은 계속됐다. 김병인 작가는 ‘마이웨이’ 개봉을 앞둔 지난 해 11월 영화 원작이라며 소설 ‘디데이’를 출간했으나 ‘마이웨이’ 측은 표지 그림이 영화의 포스터를 표절했다며 제작사의 저작권 침해 의혹으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마찰을 빚었다.

이에 김병인 작가는 “‘디데이’의 표지가 공개된 것은 10월 10일, ‘마이웨이’의 메인 포스터가 공개된 것은 11월 22일. 어떻게 먼저 나온 책이 뒤에 나온 포스터를 표절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반대라면 몰라도. 웃음이 나온다”라고 꼬집었다. 

김 작가는 “아무리 영화가 악평을 듣고 원대본을 소설화한 ‘디데이’는 호평을 받아서 질투를 느끼셨더라도 대응방식이 천진난만하시다”라고 비꼬며 “‘디데이’를 일본에서 출판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으나 감독님께서 CJ재팬을 통해 일본출판사에 절대 출판불가라는 압력을 넣었고 출판사는 출판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왔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그들이 그러고도 한국엔터산업의 글로벌화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명백한 영업방해지만 난 개의치 않는다”라며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찾아오니까. 지금부터 하나씩 ‘마이웨이’라는 대재앙의 탄생의 진실을 공개할 것이다. 이제 진실을 직면할 시간이 왔다”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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