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tvN 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에 출연해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 당시 MC 장항준, 김민하 등과 함께 영화 내 지식에 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한 크리스토퍼 감독은 한국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하며 국내 팬들에게 지닌 특별한 마음도 고백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작년 국내 방송을 통해 홍보했던 영화 ‘오펜하이머’는 오는 3월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다.
크리스토퍼 놀란, 이번엔 오스카 감독상 받을까… ‘오펜하이머’ 최다 후보
넘볼 수 없는 상상력으로 관객의 뇌세포를 자극하는 작품으로 전 세계 영화 팬을 사로잡아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마침내 오스카 감독상 트로피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탁월한 연출력과 작품 세계로 주목받았지만 유독 오스카 감독상과 인연을 맺지 못한 놀란 감독이 올해는 ‘무관’을 딛고, 마침내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영화 ‘오펜하이머’가 3월13일(한국시간)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23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각 부문 후보를 발표한 가운데 ‘오펜하이머’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여우조연상(에밀리 블런트)과 함께 촬영상, 편집상, 의상상, 분장상, 음악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음향상 등 1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놀란 감독의 역대 작품들 가운데 최다 부문 지명이다.
이로써 ‘오펜하이머’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올랐고, 11개 부문에 오른 요르고스 란티모스 김독의 ‘가여운 것들’, 10개 부문 후보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와 겨룬다.
● 버라이어티 “작품상, 감독상 수상” 전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메멘토’를 시작으로 할리우드 히어로물의 세계를 새롭게 구축한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 영화 팬을 사로잡았고 막강한 팬덤까지 구축했다.
이후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에 도전을 거듭해왔지만 그 저력을 ‘수상’으로 가장 확실하게 인정받는 무대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앞서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 작품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지만 대부분 시각효과상 등 기술 부문에 머물렀다. 핵심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경험은 없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미국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오펜하이머’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남우조연상과 촬영상, 편집상, 음향상 등을 수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실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 이전에도 ‘오펜하이머’는 올해 가장 강력한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로 꼽혔다. 실존 인물인 작품의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실화들, 이를 중심으로 혼란스러운 미국의 과거 시대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시도가 ‘아카데미에 안성맞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펜하이머’는 핵개발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미국 역사를 바꾼 천재 물리학자의 이야기다. 세상을 구하려고 핵을 개발했지만 이내 그 무기가 세상을 파괴할지 모르는 역설적인 딜레마에 빠진 과학자이자 한 인간의 이야기를 1940~1950년대 미국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그렸다. 아카데미가 가장 ‘선호하는’ 미국 역사물인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견지했다는 점에서 수상 가능성을 높인다.
‘오펜하이머’는 앞서 지난 7일 열린 제8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음악상까지 5개 부문을 휩쓸었다. 골든 글로브는 전통적으로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만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최초 오스카 감독상 수상 여부에 기대가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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