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위페르와 세번째 호흡…’범죄도시4′ 등 한국영화 5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행자의 필요’가 다음달 열리는 제74회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홍 감독은 2020년 ‘도망친 여자’부터 5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이름을 올렸다.
베를린영화제 사무국은 22일(현지시간) ‘여행자의 필요’를 포함한 장편 경쟁 부문 상영작 20편을 발표했다.
카를로스 샤트리안 예술감독은 홍 감독의 영화에 대해 “예산의 지시에서 자유로운 영화 연출의 전형”이라며 “A급 여배우와 다른 출연진으로 특별한 코미디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31번째 장편인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권해효·조윤희·하성국이 출연한다. 이자벨 위페르는 전작 ‘다른나라에서'(2012)와 ‘클레어의 카메라'(2018)에서 홍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제작사 전원사에 따르면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에서 왔다는 사람이 두 명의 한국 여자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원사는 등장인물에 대해 “순간순간을 비언어적으로 바라보려 하고, 최대한 사실에 근거한 삶을 살려고 애쓴다. 그래도 사는 건 변함없이 고되고 매일 막걸리에 의존하며 조금의 편안함을 얻는다”고 소개했다.
홍 감독이 제작·각본·연출·촬영·편집·음악을, 연인인 김민희가 제작실장을 맡았다. 국내에는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홍 감독은 2008년 ‘낮과 밤’ 이후 베를린영화제에 일곱 번째로 작품을 내놓게 됐다.
홍 감독은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을 받은 데 이어 ‘도망친 여자'(2020·은곰상 감독상), ‘인트로덕션'(2021·은곰상 각본상), ‘소설가의 영화'(2022·은곰상 심사위원대상) 등 베를린영화제에서 네 차례 수상했다.
경쟁 부문에는 홍상수 이외에 올리비에 아사야스(프랑스)의 ‘서스펜디드 타임’, 알론소 루이스팔라시오스(멕시코)의 ‘라 콘치나’, 안드레아스 드레젠(독일)의 ‘프롬 힐데 위드 러브’ 등 베를린영화제 단골 감독의 작품도 초청됐다.
샤트리안 예술감독은 올해 경쟁 부문에 대해 “오랫동안 존경받은 연출자들과 독립영화계의 강렬하고 새로운 목소리가 균형을 이뤘다”며 “다양한 영화언어의 폭넓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풍부한 양식이 흥미롭다”고 자평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다음달 15일부터 열흘간 열린다. 킬리언 머피 주연의 아일랜드 영화 ‘스몰 싱스 라이크 디즈'(팀 밀란츠 연출)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영화는 ‘여행자의 필요’를 비롯해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4′(스페셜 갈라 부문),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미스터리 ‘파묘'(포럼), 김혜영 감독의 데뷔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제너레이션 K플러스),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클'(단편 경쟁) 등 모두 5편이 초청됐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포럼 스페셜)는 한국·일본 공동제작 작품으로 분류됐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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