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 같은 배우 유태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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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에는 주인공 덕수(황정민)가 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파독 광부로 지원해 일을 하던 중, 파독 간호사로 근무하는 영자(김윤진)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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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실제 1970년대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이 파독 근로자로 근무하며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을 영화로 담은 것인데, 배우 유태오의 부모님이 바로 ‘국제시장’ 속 덕수와 영자와 같은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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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근로자들이 모인 체육대회에서 어머니의 뒷모습에 반했다는 그의 아버지. 24시간 동안 탄광에서 고생해 번 돈으로 기차표를 구매해 유태오의 어머니를 만나러 다닐 정도로 사랑꾼이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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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으로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태오. 원래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지만 양쪽 무릎의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꿈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경험을 쌓던 중 연기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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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배우라는 꿈을 다시 키웠지만 무려 15년이라는 긴 무명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 연기에 대한 열정과 끈기, 그리고 아내인 니키 리의 사랑으로 30대 후반의 나이에 배우로서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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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할리우드로도 진출하며 글로벌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유태오. 지난해 한국계 감독인 셀린 송의 영화인 ‘패스트 라이브즈’에 출연했으며, 해당 작은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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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잘된 모습을 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뿌듯할까? 지난해 ‘패스트 라이브즈’가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자 두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제에 참석했다는 유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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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무섭게만 느껴졌던 독일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며 사인을 요청하는 모습에 무척이나 감개무량했으며, 아버지 역시 그 모습을 보시곤 감격해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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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오스카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한 유태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올해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차기작인 ‘세상에서 가장 나쁜 소년’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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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올해는 넷플릭스 ‘더 리크루트’ 시즌 2의 촬영으로 바쁘게 지낼 예정이다. 해당작에서 그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고군분투하는 스마트하고 유머러스한 한국 국정원 요원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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