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MBC에 입사한 김태호 피디가 처음으로 쉰 날은 같은 해 9월 15일이다. 그는 쉰 날을 기억할 만큼 주말 없이, 계속 출근했다.
16일 유튜브 채널 ‘TEO 테오’의 웹 예능 ‘살롱드립2’에 출연한 김태호 피디는 24년 전 MBC 신입 피디 시절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는 첫 출근 날 아침 9시, 회사에 가서 선배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책상을 닦았다. 시작의 설렘과 기대가 충만했다.
김 피디가 맡았던 첫 프로그램은 ‘섹션TV 연예통신’이었다. 프로그램을 배정받은 후, 선배가 처음으로 건넨 말은 “여자친구 있어? 없어?”였다. 여자 친구가 없다는 김 피디의 말에 선배는 “그러면 주말에 나와”라고 답했다.
그때 김 피디가 여자친구 있다고 했으면 선배는 어떻게 답했을까? 김 피디는 선배와 친해진 뒤, 물어봤다. 선배의 대답은 놀랍게도 “여자친구랑 같이 나와!”였다. 아무튼 주말에도 출근해야 했다.
직업의 특성(?)상 칼퇴근(칼같이 퇴근)을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피디는 방송국에 거의 살다시피 했다. 연예인들의 열애설이 터지면, 카메라 들고 현장으로 달려가야 했기 때문에 쉴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김태호는 왜 꼭 피디가 되어야 했을까? 김태호 피디는 “저는 (드라마의)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고 말했다. 김 피디는 “(방송국 가면) 빨리 볼 수 있겠다”, “연예계 소식 제일 빨리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순진하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편집기를 한 번도 안 만져본 상황. 김태호 피디는 편집해야하니까 밤에 집에 안 가고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를 놓고 다른 그림으로 바꾸면서 편집을 연습했다.
김태호 피디는 “결과적으로는 재밌으니까 도박할 때 손목 걸고 해도 손목 없어져도 하지 않냐”고 말했다. 김 피디는 “막상 피디 일 하지 말라고 하면 (다른 일) 할 거 있냐?”고 물었다. 김 피디는 “제일 재밌는 일이니까”라고 답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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