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비례대표’ 청년 정치인의 사뭇 다른 ‘선택’이 눈길을 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탈당을 선언하고,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가칭) 합류를 선언했다. 비례대표인 허 의원은 탈당 즉시 의원직을 상실한다. 세비는 물론 보좌진 채용 등 의원으로서 혜택을 남은 임기 동안 내려놓게 된다. 후원회도 해산되고, 잔여 후원금은 원 소속 정당에 인계된다.
그럼에도 허 의원은 실리보다 명분을 선택했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합류를 선언하고도 탈당을 거부한 채 버티고 있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비교되는 행보다.
류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을 받아 헌정사상 네 번째로 젊은 나이에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새로운선택 합류를 결정하고도, 올해 1월까지 정의당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국회의원 임기(5월 29일)부터 120일 이내인 올해 1월 30일부터 비례대표직 승계가 불가능하다. 이때까지 버티면 현역 의원으로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포석이다. 또한 새로운선택은 현역 의원 1명을 확보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기호 순번을 부여받을 수 있다.
정의당이 출당 또는 제명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류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힘든 정의당으로선 ‘의원 1명’을 상실하는데서 오는 출혈이 막대하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소속 정당의 합당·해산 또는 제명 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변경하거나 둘 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 비례대표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다. 류 의원이 스스로 정의당을 탈당해야 정의당은 다른 사람에게 비례대표 자리를 승계시킬 수 있다.
류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 비대위에서 당원 인식조사를 했는데 새로운 선택 등 제3지대에 대해서 4분의 1 정도의 당원들이 긍정했다. 당원 총투표로 선거 방침을 정하는 (내년) 1월까지 당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의당 관계자는 “류 의원이 ‘현역의원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려고 핑계를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안에서는 청년정의당, 당직자 일동에 이어 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류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탈당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류 의원은 꿈쩍도 안하는 모양새다.
보수정당인 국힘 허 의원의 선택은 깔끔하고 신선하다. 반면 진보정당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별반 진보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옹색해 보인다.
기성과 다른 청년정치를 표방하고 등장한 주인공들이다. 더욱이 지역구에서 진흙탕을 구르며 자력으로 의원 뱃지를 단 게 아니라 당의 후광에 기대 국회의원이 됐다.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도리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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