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48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선균은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진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현장에서는 번개탄 1점과 함께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이선균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자세한 사망 이유 등을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선균은 작품마다 다채로운 얼굴로 변신하면서 성장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톱배우다.
그는 오랜 무명을 거쳐 ‘하얀거탑'(2007)을 시작으로 ‘커피프린스 1호점'(2007), ‘파스타'(2010), ‘골든타임'(2012), ‘나의 아저씨'(2018), ‘닥터 브레인'(2021), ‘법쩐'(2023)에 이르기까지 웰메이드 드라마에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여기에 영화 ‘쩨쩨한 로맨스'(2010),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것'(2012), ‘끝까지 간다'(2014), ‘기생충'(2019)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단단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난 9월 개봉한 ‘잠’도 메마른 극장가에서 147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특히 이선균은 칸영화제와 아카데미를 휩쓴 기념비적인 작품 ‘기생충’의 주역으로 나서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의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자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기생충’에서 주연 박동익 역을 맡은 그는 단숨에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올해도 이선균은 영화 ‘킬링 로맨스’를 비롯해 예능프로그램 ‘아주 사적인 동남아’, 드라마 ‘법쩐’, 영화 ‘잠’을 선보이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지난 5월 열린 제76회 칸 영화제에는 주연작인 영화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총 2편이 모두 초청받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선균은 배우로서의 커리어 이외에도 특유의 저음 목소리와 가정적이고 모범적인 중년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9년 배우 전혜진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뒤 두 아들을 얻은 이선균은 여러 광고는 물론 부부 동반으로도 어린이 교육 관련 CF를 촬영하기도 하며 친구 같은 남편, 그리고 아빠의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러나 이선균의 국보급 커리어는 ‘마약 혐의’가 불거진 이후 한 순간에 무너졌다.
지난 10월 20일 ‘마약 내사’를 받던 톱스타 L씨가 이선균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이후 이선균은 강남 유흥업소 종업원 A(29)씨 집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돼 3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선균은 간이 검사는 물론 국과서 정밀 감정에서도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경찰 소환 조사에서 “마약인 줄 몰랐다”며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러나, 수사 과정 중 룸살롱 VIP설, 마약 투약 과정, 유흥업소 종업원 A씨와 나눈 대화 등이 노출되는 등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예정된 차기작에서 모두 하차하면서 배우로서 활동도 불투명해졌다.
나흘 전인 23일 무려 19시간에 걸쳐 3차 조사를 받은 이선균 측은 줄곧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26일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청하기도 하는 등 지속해서 혐의를 벗는데 힘썼다. 그러나 마약수사 69일 만에 숨진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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