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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서만 강세 ‘홍김동전’…폐지 반대에도 물 건너 간 장수 예능의 꿈[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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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KBS2 예능프로그램 ‘홍김동전’이 1년 6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홍김동전’ 출연진은 눈물 바다, 시청자들은 폐지 반대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KBS 측은 빗발치는 청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1일 첫 방송한 ‘홍김동전’은 홍 씨 김 씨의 동전으로 운명이 체인지 되는 버라이어티. 예능 ‘1박 2일 시즌3’, ‘언니들의 슬램덩크 1, 2’ 박인석 PD와 ‘배틀트립’의 최은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첫 방송 1.7%의 시청률로 시작한 ‘홍김동전’은 최고 시청률 3%를 기록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홍김동전’은 OTT 플랫폼 웨이브 기준 KBS 비드라마 29주 1위(12월 18일 기준), KBS 드라마 비드라마 통합 1위(10월 9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수지가 경찰서에 붙잡혀 벌어지는 ‘린쟈오밍 영상’은 유튜브, 쇼츠를 포함해 10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OTT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화제를 모았지만, ‘홍김동전’의 시청률은 1~2%대를 유지했다. OTT를 통해 실시간 방송 시청, 다시 보기 등은 시청률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 ‘홍김동전’은 목요일 예능으로 시작했지만, 2022년 9월 18일부터 일요일 예능으로 시간대를 옮겼다. KBS 측은 승부수를 던진 셈.

짧은 기간에 마니아층을 형성했기에 예능 황금 시간대인 일요일 저녁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2022년 KBS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팀워크 상과 주우재-조세호가 베스트 커플상을 받기도. 수상의 기세를 이어 일요일 예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러나 ‘홍김동전’은 다시 편성이 변경됐다. 올해 2월 9일부터 다시 목요일 오후 시간대로 편성된 것. KBS 측은 2023년 편성 전략에 따라 바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김동전’이 일요일 오후에 방송되는 동안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편성 변경 요청이 있었다. 이에 목요일 오후 시간대로 이동, 향후 장수 예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고자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목요일 예능 자리로 돌아온 ‘홍김동전’의 시청률은 1%대를 기록, 제자리였다. 특히 10월 12일 방송분은 0.8%까지 하락했다. 곧바로 시청률 회복세를 보였지만, 1%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그러던 중 12월 19일 ‘홍김동전’ 폐지 소식이 알려졌다. ‘홍김동전’ 제작진에 따르면 오는 2024년 1월 중순 종영을 확정했다.

KBS 측은 ‘홍김동전’에 이어 ‘옥탑방의 문제아들’까지 폐지를 공식화했다. KBS는 올해 드라마, 예능에서 부진했다. 수목드라마를 폐지한 KBS는 시청률 10%를 넘기지 못했다. 월화드라마 중 ‘오아시스’만이 최고 시청률 9.7%를 기록했을 뿐이다. 예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고 시청률 5%가 넘지 않는다. 오히려 ‘가요무대’ 시청률이 높은 상황이다.

12월 23일 ‘2023 KBS 연예대상’이 개최됐다. ‘홍김동전’ 출연진인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은 폐지가 확정된 상황에도 자리를 빛냈다. 홍진경은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주우재는 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숙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로 올해의 예능인상을 받았다.

특히 주우재의 눈물 수상 소감이 화제를 모았다. 주우재는 “상까지 줘서 감사드린다. 운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홍김동전’으로 좋은 상까지 받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홍김동전’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분들 고생 너무 많았다. 우리 진짜 잘했다”라고 덧붙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우재는 소감을 말하면서 오열했고, 상을 받은 주우재를 촬영하던 홍진경도 눈시울을 붉혔다.

‘홍김동전’ 폐지 소식이 알려진 뒤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홍김동전’ 폐지 반대 청원 글이 등장했다. 시청자들은 500여 건의 청원 글을 올렸고, 1000명 이상의 동의해 KBS의 답변을 기다리는 청원만 40건 이상이었다. KBS 측은 현재 청원에 대한 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또한 ‘홍김동전’ 공식 홈페이지 내 시청자 게시판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는 프로그램 출연자분들의 욕설, 비방, 악성 댓글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시청자들은 ‘홍김동전’ 폐지 반대를 위한 트럭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김숙은 12월 25일 유튜브 채널 ‘김숙티비’를 통해 ‘2023 KBS 연예대상’ 이모저모를 공개했다. 김숙은 “올해 KBS 세 개 프로그램 중 두 개가 날아가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즐기고 오겠다”라고 털어놓았다. 김숙과 함께 ‘홍김동전’에 출연 중인 조세호는 “내년에는 저도 유튜브 채널을 한번 만들어보려고 한다”라고 고백했다.

홍진경은 “‘홍김동전’은 마지막이지만, 김숙 씨 유튜브에서 한 번 뭉치겠다”라고 했다. 이에 조세호는 “저도 이제 채널 만드니까 각자 채널에서 같이 와서 다섯명이 뭐 하나 찍자”라고 했다. 주우재는 “김숙 씨 유튜브를 통해 숙밥상으로 다시 한번 뭉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주우재는 ‘홍김동전’ 멤버들 유튜브 채널이 3~4개 있다며 단체방송을 예고하기도. 김숙은 “홍진경 씨 쪽으로 가도 되고 장우영 씨 쪽으로 가도 된다. ‘홍김동전’은 다음 채널로 넘어가도록 하겠다”라며 힘을 보탰다.

KBS는 ‘홍김동전’ 폐지를 확정했지만, 시청자들은 폐지 반대를 외치고 있다. 팬데믹 이후 OTT 플랫폼이 활성화됐지만, 여전히 시청률은 집계되고 있다. 재밌는 드라마나 예능은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 고공 행진을 보이기도 한다. ‘홍김동전’ 시청자들은 시청률이 다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방송국 측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을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광고주들도 시청률을 토대로 광고 시간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에서 강세를 보였던 ‘홍김동전’이지만, 폐지가 확정되면서 장수 예능의 꿈은 물 건너가게 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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