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경성의 낭만이 아닌, 일제강점기 크리쳐가 아닌, 인간을 수단화한 실험 속에 태어난 괴물과 맞서는 찬란하고도 어두웠던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어야만 단단해질수 있었던 그해 봄”이라고 적고 안중근 의사의 모습과 ‘경성크리처’ 속 독립군, 실험에 희생당한 조선인 스틸컷 등을 함께 업로드했다.
이 게시물에 대해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장문의 댓글로 분노를 쏟아냈다. 일부 팬들은 “오늘부터 팬 그만”, “반일 한소희”, “일본에 올 생각 하지 마라, 일본 음식도 먹지 말길”, “당신은 이 포스팅을 후회할 것이다”, “왜 매번 일본만 걸고 넘어지는 것인가?”라는 등 거센 반발을 보였다.
중도의 입장을 나타낸 팬도 있었다. 몇몇 팬들은 “우리의 역사가 떳떳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굳이 이런 언급으로 팬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쉽다”, “우리의 역사를 모르지 않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우리는 한소희의 팬과 작품,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이 말은 마음에 걸린다”, “역사적 사실이라고 해도 굳이 이 이야기를 통해 일본 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등의 의견이다.
소수지만, 자신의 역사에 대해 반성하고 한소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우리가 전쟁 범죄의 역사에 대해 상당 부분 덮어두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한소희의 마음을 이해한다”, “일본인이다. 우리도 일본이 한국에 한 나쁜 짓을 배우고 있다. 그 일은 우리 조상들이 한 일이고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일본의 고등학생이나 젊은 사람들은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과 사이 좋게 지내고 싶다”라는 등의 메시지다.특히, 한소희는 “보고 싶지만, 일본인으로서는 조금 용기가 필요하다. 솔직히 이 코멘트는 팬으로서 많이 슬퍼졌다”라는 한 일본 누리꾼의 댓글에 “슬프지만, 사실인걸. 그래도 용기 내주어 고마워”라고 답하며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소희의 게시글이 논란을 일으키긴 했어도, 그 속에서 작지만 소중한 변화와 인식의 개선을 불러왔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 팬들은 “일본인들의 말에 휘둘리지 말자, 정말 멋있다”, “정말 자랑스러워”, “연기도 인성도 의식도 최고”라는 등의 메시지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이에 한소희가 평소 따르는 선배 배우 송혜교의 행보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한소희는 송혜교와 드라마 ‘자백의 대가’로 함께 캐스팅 된 바 있으나, 내부 이슈로 인해 촬영 전에 동반 하차했다. 한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기회가 불발됐으나, 한소희는 송혜교의 지목을 받아 루게릭 환우 응원을 위해 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이후에도 송혜교와 남다른 친분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번 이슈로 한소희가 의식 있는 역사 발언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보다 앞서 송혜교 역시 다방면에서 개념 연예인의 행보를 보여왔다. 송혜교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와 함께 독립운동가의 뜻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를 알리기 위해 오랜 시간 애써왔다. 송혜교는 12년 전부터 서경덕 교수와 해외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역사 유적지에 한국어 안내서, 한글 간판, 부조 작품 등을 수십 여 기관에 기증해 왔다. 또, 뉴욕 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국 자연사 박물관, 캐나다 토론토 박물관 등에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했다.특히, 2.8 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 안내서 1만 부를 한국어와 일어로 제작해 도쿄 시내 민박집 10곳에 기부했다. 이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이준열사기념관에 부조 작품과 대형 한글 간판 및 안내판을 기증하기도 했다. 과거 일본 전범 기업 미쓰비시의 광고 제안을 거절한 일화는 대중에도 잘 알려져 있다.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송혜교 이제 내 꺼”라며 선배 송혜교에 대한 당당한 애정을 표현했던 한소희는 송혜교의 역사 의식 및 개념까지 뜻을 함께하며 똑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