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배우 김의성은 ‘서울의 봄’ 촬영 당시에 출연진 모두가 과몰입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저는 양쪽 벙커에 가본 역할이지 않냐. 제가 회식때 가니까 장관님 왜 이제 왔냐고 반가워하더라. (웃음) 너무 웃기게도 진압군과 반란군이 밥도 따로 먹었다. 정말 모두가 과몰입해 있었다. 진압군 회식하는데 반란군 배우가 오면 욕하고 난리도 아니였다. 심지어 내가 반란군에 가서 식사니까 실제로 꼴보기 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웃음)”
배우들의 호흡은 입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며 김의성은 함께 출연한 황정민, 정우성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는 “배우 황정민, 정우성 등 연기의 신처럼 느껴지더라. 존경스럽다. 모든 배우들이 ‘구멍이 없는 연기’를 했다. ’40-50대 아저씨들이 이런 연기를 어떻게 하지’ 싶더라. 뭐가 이렇게 좋은 연기를 잘하게 만들었는지를 들여다보면 김성수 감독님의 연출 덕분이다”고 전했다.
특히 김의성은 “오국상을 연기할 때, 미리 감독님이랑 깊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현장에서 하나의 힌트를 던져주시고 답을 맞추는 형태로 맞춰갔다. ‘이런 대사를 하면 어떨까요?’ 라는 상황들이 만들어졌다”며 “영화 속에서 마지막에 등장해서 ‘나 많이 찾았냐’라는 대사는 순간 만들어진 것이다”고 전했다.
김의성은 함께 촬영했던 박해준 배우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한다. 김의성은 “박해준 배우는 언뜻 보면 뭔가 비어있는 거 같고, 덜 하는거 같은데 뭔가 항상 타이밍이 잘 맞는 연기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참 신기하고 의외인 배우다. 노태건 역할할 때도 실존 인물이랑 닮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보면 또 너무나 닮았더라. ‘저거 뭔가 자기 생각이 있는데 허허실실이지’ 싶어서 가만히 지켜보면 그저 아무것도 없이 순박하다. (웃음) 알고보면 허허실실이 아니라 허당인거다. 순수한 사람이여서 놀랐다. 나이 먹고도 사람이 너무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서울의 봄’은 영화가 가진 매력만으로 뜻 밖의 순기능을 벌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MZ세대 사이에서 역사 공부와 관심이 이어졌고, 끝없는 인기로 영화 관련 굿즈까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김의성 역시 이 점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했다고.
이어 김의성은 “정말 영화의 힘이 강력하다는걸 느꼈다. 처음엔 이 영화는 흥행요소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역사에 다들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서울의 봄’을 계기로 또 다른 역사를 찾아보고, 닳도록 또 보는 걸 보고 놀라움 그 자체다. 어느 부분이 긍정적인 움직임을 일으키게 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불황이였던 한국 영화계를 호황의 바람을 넣은 영화 ‘서울의 봄’은 김의성에게도 남다른 작품으로 남겨졌다. 데뷔한지 30여년이 훌쩍 뛰어넘는 그는 최근 영화계의 암담한 현실에 대해서도 늘 고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가슴을 뛰게 만들고, 큰 보람을 느꼈다.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에게 존경심을 느끼게 만드는 순간을 맞이했다. 사실 영화를 잘 만들면 관객은 온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잘 만드는건 쉽지 않다. 관객들의 눈은 높아져 있기에 어떤식으로 만들어야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고민이 늘 많다. 성수기, 비수기가 이제 구분이 없는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극장을 찾아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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