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요즘, 배우 김의성의 하루하루는 어떨까. 어제(21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김의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제목대로 따라가는걸까. 맹추위 속에서도 영화 ‘서울의 봄’의 놀라운 신화는 이어지고 있었다. 코로나19까지 겹쳐 힘들었던 극장가는 ‘봄바람’이 살랑거리고 있었다. 김의성 역시 “‘서울의 봄’이 너무 사랑을 받고, 기록적인 결과를 낳게 되어서 기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한국 영화가 사실 많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 시점이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김의성은 이번 영화에서 이정도의 사랑은 예상치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좋은 영화 일거다 라고 생각했다. 김성수 감독님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라서 틀림없이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했으나, 돈을 벌 수 있을지는 확신이 안섰다”며 제작 초반 당시를 떠올렸다.
그의 말대로 투자와 배급 여건이 쉽지 않았던 영화 ‘서울의 봄’. 김의성은 “여름까지 영화들이 흥행이 잘 안되었다. 마음이 참 어두웠다. 11월은 비수기나 다름없는데, 예상과 다르게 멋진 성과가 나오고 있어서 놀라울 뿐이다”며 “모든 영화가 잘되면 좋겠지만, 산업의 입장에서 큰 영화가 잘되어야지 이후에 영화 규모에 상관없이 투자가 퍼지듯이 잘 이어진다. 이번 영화를시점으로 좋은 성과, 좋은 결과 있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김의성은 ‘서울의 봄’에서 오국상 역을 맡았다. 극에서 그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국방부 장관을 연기한다. 얄밉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오국상을 보며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이에 대해 김의성은 “제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잘 해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대중들에게 내가 역할이 특별한 반응이 온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밉상 캐릭터에 가까운 오국상 역에 대해 김의성은 “캐스팅 할 때, 역할을 거절할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 자체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며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숨 쉴틈 없이 몰아치는 구성이 참 좋았다. 특히 제 역할이 영화에서 주는 힘은 적어도 긴장은 풀 수 있는 시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김성수 감독님이 하자고 하면 무슨 역할이든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이번 영화의 가장 큰 공은 김성수 감독에게 있다고 했다. 거듭 감사한 마음을 전한 김의성이 생각하는 김성수 감독은 어떨까.
“저와는 안지가 30년 되었다. 영화계 형 동생으로 지내고는 있지만 여전히 존댓말을 쓰고 있다. 형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감독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감독님한테 옛날에 무서웠냐고 물어보면 ‘옛날엔 그랬다’고 허허 웃는다. 지금은 집요함이 남아있다. 막내한테도 존댓말 쓰시는 분이다. 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열정과 집요함이 묶여서 재밌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김성수 감독은 특별하다. 원로 감독의 반열에 오른 분이다. (웃음)”
시사회가 끝났을 때 걱정이 많았지만, 모두의 호평을 받았을 때는 너무나도 감동이었다고 하는 김의성. 그가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번 ‘서울의 봄’은 어떤 작품일지도 물었다.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너무 높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40대, 50대 남자들이 군복을 입고, 전화기를 붙잡고 소리를 지르는게 반이 넘는데 왜 이게 재밌다고 하는건지 궁금해지더라. (웃음)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영화 속에서 모든 통화가 상대방을 설득하는 통화 내용이라는 걸 관객 입장에서 보니 알게 됐다. 욕망과 동기 부여가 너무 강하고, 그 장면들이 사람들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나 싶었다. VIP시사회를 마치고 영화가 너무 짧게 느껴졌다고 말한 이유를 나 역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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