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김혜수가 ‘청룡영화상’ 마지막 출근길을 공개하며 차기 MC를 언급했다.
12일 유튜브 채널 ‘by PDC 피디씨’에는 ‘김혜수의 마지막 청룡영화상 출근길과 리허설 현장’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혜수는 마지막 ‘청룡영화상’ 출퇴근을 위해 차에 몸을 실었다. 그는 “내가 ‘청룡영화상’을 올해로 그만해야겠다는 결심을, 저번에 ‘피디씨’에서 송윤아 씨 만날 날 ’30회가 됐다’ 이런 이야기하지 않았나”라며 “그걸 세지 않으니까 몰랐다가 ‘내년에 그만두겠다’라고 사실 결심했다. 작년에 기사 보는 순간 결심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도 나한텐 마지막 ‘청룡영화상’ 진행이지만 마지막 ‘청룡영화상’ 진행이라는 어떤 다른 감정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일단 생방송을 사고 없이 무리 없이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잘 진행한다는 게 전부”라고 의연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매년 진행을 하면서, 별거 아닌데 다리에 쥐가 난다. 왜냐하면 드레스 입을 때는 평소보다 높은 신발을 신고 있다. 2, 3시간 가까이를 서있으니까 다리에 쥐가 난다”며 “너무 아프다. 2부 때는 반드시 쥐가 난다. 1시간 넘게 쥐 난 상태에서 가만히 서서 진행을 해야 한다. 다리가 아파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한 김혜수는 “어젯밤에 집에 딱 왔는데 집 앞에 푸른빛 꽃이 있더라. 블루드래건, 청룡영화제를 상징하는 꽃이지 않나. 너무 놀라서 일단 잠깐 서서 감상을 좀 했다. 머리에 스치는 사람이 몇 명 있었다. 카드가 있길래 봤더니 감동적인 메시지가 있었다. 우리 (한) 지민 씨가 푸른빛 꽃을 선물했더라. 거실에 제일 잘 보이는데 꽂아두고 어제 마지막으로 대본 한 번 더 보고 일찍 잤다.
매번 ‘청룡영화상’에 대본을 들고 간다는 김혜수는 매니저의 아내가 만들어준 빨간색 대본 케이스도 꺼내 들었다. 그는 “대본은 사실 그냥 본다. 슬쩍 봐야지, 생방송이라서 너무 대본에만 의지하면 대처를 못한다. 눈이 와서, 차가 밀려서 시상자가 제시간에 못 오는 경우도 있다”며 “자연스럽게 대처를 하려면 너무 대본에만 메여있으면 힘들다. 그렇더라, 해보니까”라고 뿌듯하게 말했다.
대기실에 들어선 김혜수는 준비 중에도 틈틈이 대본을 체크했다. 특히 김혜수는 대본까지 꼼꼼히 수정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가 멘트에서 수정하는 것들은 누구를 수정할 때 그들의 외모를 평가하면서 소개하는 것들은 배제를 한다”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이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어떤 위치고 어떤 영향력을 줬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런 식으로 소개를 하는 편이다. 그걸 항상 바꿨다”라고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드러냈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김혜수에게 또 하나의 특별함을 안겼다. 마지막 진행이기도 하지만 ‘밀수’를 통해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른 것. 김혜수는 “상 받으면, 그런 게 있다. 진행을 하면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정말 모른다”며 “진행을 하는 게 메인이기 때문에 걸어가면서 수상소감을 해야 한다. 사실 진행을 할 때는 수상을 안 하는 게 진행에 좋다. 물론 수상은 영광스럽고 감사하지만 수상보다는 진행이 중요했던 것 같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청룡영화상’ 시작 7시간 30분 전, 함께 진행을 맡은 배우 유연석이 등장해 김혜수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유연석이 “대단하시다 진짜”라며 존경심을 표하자 김혜수는 “뭐가 대단하냐. 자기가 그렇게 할걸 이제. 그런 거 아니냐. 바통을 이어받아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연석 씨가 ‘청룡영화상’ 진행자치고는 굉장히 어리다. 가장 어릴 거다. 그런데 첫 회를 나랑 같이 할 때부터 굉장히 침착해서 놀라웠다”며 “내가 아무것도 안 해줬다. 보시는 분들은 모르지만 내가 실수한 것들을 참 많이 커버해 줬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작년 같은 경우 내가 되게 감동적이었던 게 윤여정 선생님 오셨다가 내려가실 때 내가 안쪽에 있어서 안내를 못 해드렸는데 연석 씨가 훨씬 더 빠르게 에스코트를 해드렸다. 이렇게 평소 그 사람의 애티튜드가 나오는 거다. 난 그런 게 너무 좋았다”라고 MC 유연석의 포인트도 짚어냈다.
그러자 유연석은 “이번에 ‘청룡영화상’ 진행을 마지막으로 하신다고 나에게 문자 주신게 너무 감동이었다. (남들보다) 먼저 알려주려고 하신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유연석과 호흡을 맞춘 리딩이 끝난 뒤, 한 스태프가 “울면 안 되는데”라며 말하자 김혜수는 “왜 다들 운다 그러냐. 내가 받은 문자가 벌써 막 다들 운다. 내가 은퇴하는 것도 아닌데, 은퇴해야 하나. 다들 은퇴하는 걸로 받아들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스태프가 30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실감과 아쉬움을 전하자 김혜수는 “그건 있다. ‘와 내가 이걸 20대 초반에 한 거야?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MC를 했나’ 이런 생각을 하긴 했다. 너무 어릴 때 했더라. 22살에 시작한 거니까”라더니 “그러니까 차기 MC는 22살에서 찾아보자”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김혜수는 지난 1993년부터 약 30년 간 ‘청룡영화상’ MC로 활약했다. 자타공인 ‘청룡의 여신’ 김혜수는 지난달 제44회 청룡영화상을 마지막으로 MC자리에서 물러났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