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개봉
배우 김해숙과 신민아가 이 세상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3일의 휴가’라는 애틋한 러브레터를 띄웠다.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육상효 감독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3일의 휴가’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힐링 판타지다.
육상효 감독은 “하늘에서 휴가를 내려오고, 진주가 복자를 볼 수 없는 등의 기본적인 설정은 유영아 작가의 시나리오 속에 있었다. 저는 그런 설정을 가족 간의 그리움과 기억으로 연결 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음식, 음악 등 시각적인 기억의 영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시각 자체도 기억의 환기력이 있다고 생각해 신경 썼다”라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육 감독은 전작 ‘나의 특별한 형제’를 언급하며 “전작은 혈연이 없는 두 사람이 가족이 되는 일, 가족과 혈연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면 충분히 가족이 될 자격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고 ‘3일의 휴가’에서는 모녀가 어떤 실수를 하고, 헤어진 뒤 어떻게 그리워하는가의 감정을 녹여내려 했다”라고 방향성 차이를 밝혔다.
3일 간의 휴가를 받아 딸을 찾아온 엄마 복자 역의 김해숙은 “우리 엄마가 하늘에서 내려오시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사람은 모두 이별을 하니 내가 만약 이런 일을 겪는다면 제 딸에게 어떻게 할까를 떠올리며 현실적이면서 공감을 주려 했다”며 “영화를 보고 나니 서로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고 감정이 통하지 않는 연기가 힘들었는데 우리가 참 고생했구나 싶다. 잘 나온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해숙은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은 다 똑같다, 나 역시 진주였었고 내 딸이 진주를 하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부모와의 관계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에게 해야 할 말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진주에게 저에게 못다 한 말을, 저도 어머니께 못해드렸다. 엄마에게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살아 계실 때 하면 더 좋았을 걸”이라면서 눈물을 보였다.
UCLA 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김천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로 분한 신민아는 “저도 누군가의 딸이다. 딸이 엄마에게 대하는 감정은 복잡하면서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극중 진주는 엄마에 대한 애증을 자고 있다. 다른 상황이지만 저는 쉽게 공감하며 시나리오를 읽었다. 모든 딸들이 생각하는 엄마에 대한 보편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설명했다.
모녀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은 말을 주고 받았다. 김해숙은 “촬영하며 내가 정말 민아를 사랑하는구나 느꼈다. 배우로서 감정을 주고 받는 걸 떠나서 실제 모녀 같다고 생각했다. 민아를 만나 우리 딸 같은 마음으로 연기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민아와 엄마로 만나 연기한 것이 정말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신민아 역시 “김해숙 선생님과 연기하는 게 처음에는 부담도 됐고 긴장도 했다. 첫 신 찍고 이상하게 엄마 같다라기보단 본능적으로 저와 비슷한 종류의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편안함이 있었다. 선생님 덕분에 진주가 굉장히 사랑스럽게 그려질 수 있었다. 워낙 예뻐해 주셔서 촬영을 마친 후에도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가슴 깊이 있다. 그런 감정들이 영화에 묻어 나올 것 같다”라고 김해숙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에서는 노라 존스의 ‘돈 노 와이'(Don’t know why)가 진주의 컬러링으로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된다. 육 감독은 노라 존스의 음악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 “10년 전 전문직을 가지고 있는 여자사람 친구들에게 전화하면 항상 ‘돈 노 와이’가 컬러링이었다”라며 “저작권 문제 해결이 힘들었는데 허락을 받았다.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는 ‘부모님의 전화를 잘 받자이기도 하다”라고 답했다.
신민아는 “처음에 노라 존스의 노래를 쓴다고 들었을 때 ‘어울릴까’ 싶었다. 복자와 어울리지 않는 노래지만, 복자의 기억 속에 딸을 기억하는 음악으로 남았다는 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것 같다. 감독님의 이상한 사연과 의도가 잘 섞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육 감독은 모녀 관계의 애틋한 그리움을 이야기 하면서 자칫 너무 슬퍼지지 않을까 경계했다. 그는 “시나리오에는 슬픈 장면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 줄였다. 그럼에도 불구 너무 건조한 영화를 만드는 것도 감독에게 두려운 일이다. 웃음, 스릴, 긴장, 슬픔 등 관객들은 감정이 흔들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저도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슬픔은 넣으려고 했다. 다만 슬퍼서 흘리는 눈물도 있지만 영화를 보며 공감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자식 관계, 감정은 철저한 본능이다. 영화의 설정이 일반적이지 않지만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집약해 보여주려 했다. 관객이 각자 일상적으로 공감하길 바라며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신민아는 “딸과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가족,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꼭 이 영화를 보셨으면 한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관객에게 ‘3일의 휴가’ 관람을 독려했다.
육상효 감독은 “우리 영화를 힐링 영화라고 하는데, 힐링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내 옆에 가족이 있었구나를 깨닫는 게 힐링이다. ‘3일의 휴가’와 함께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12월 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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