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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공유 금지 점진적 진행” 넷플릭스, 구독자 떠나고 파급력 줄어들라 [TEN초점]

텐아시아 조회수  

글로벌 기반 OTT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같은 정책이 사용자 이탈을 유발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3일자로 TV로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이 TV를 회원님의 넷플릭스 이용 가구에 포함된 디바이스로 확정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이어 ‘이 TV와 동일한 인터넷에서 회원님의 넷플릭스 계정을 사용하는 디바이스는 자동으로 회원님의 넷플릭스 이용 가구에 포함됩니다’라는 안내도 덧붙어 있다.

넷플릭스는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고지하고 단속을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계정 공유 금지가 언제부터 시행될 예정이냐’는 텐아시아의 질문에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확한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으나, 이미 각 계정 사용자들에게 관련 안내를 공지한 만큼 빠르면 연내 늦어도 2024년 1월부터는 해당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까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일 “넷플릭스 계정의 이용 대상은 회원 본인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 즉 한 가구의 구성원”이라며 변경된 공유 방침을 고지했다. 이에 따라 같은 주소를 쓰지 않는 가족이나, 친구, 지인, 단체 등은 같은 계정을 공유할 수 없게 된다. 넷플릭스는 같은 가구에 거주, 같은 인터넷 IP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와 계정을 공유하려면 매달 5천원의 추가 요금을 지불하도록 할 예정이다.

안내 메일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IP주소, 기기 ID, 접속 위치 등을 통해 기본 위치를 식별할 예정이다. 한 계정을 공유하는 사용자는 각자의 기기로 최소 한 달에 한번 인증된 와이파이를 통해 넷플릭스에 접속해 콘텐츠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가구에 거주하는 구독자에게도 디바이스 인정을 위한 번거로운 절차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시청 내역 비공개를 조건으로 최대 4명까지 계정을 공유할 수 있었던 넷플릭스는 이같은 기준의 계정 공유 금지 단속에 나서면서 민심을 잃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소식이 담긴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글에는 ‘해지하러 가자’, ‘유튜브 보면 되지’라는 등 구독을 그만 두겠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계정 금지 기준에 대한 의문과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IP를 쓰면 몇 대라도 공유할 수 있다는 뜻인가?’, ‘계정 주인이 여행이나 출장, 본가에 가서 TV로 넷플릭스를 시청하려면 어떻게 되나?’라는 등의 반응이다.

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현재 구독자들 대부분은 계정 공유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계정 금지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아무래도 실제 사용자들은 이탈될 가능성이 높다. 주기적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소비하던 사용자들이 소비를 멈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넷플릭스 콘텐츠 자체의 파급력이 기존보다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실제 사용자는 이탈되더라도 계정 구독자는 늘어나는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관계자는 “계정 구독자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 한 계정을 4명이 공유하고 있었다는 가정 하에 금지 정책이 시행될 경우 잠재적으로 3명의 구독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며 “그 중 1명만 구독을 하더라도 넷플릭스는 2배의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해외 국가에서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올해 3분기 870만 구독자를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이를 기반으로 요금 인상까지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넷플릭스에게 콘텐츠 퀄리티에 대한 부담감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정 공유가 금지돼 구독자가 기존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경우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다방면에서 만족도를 채우려는 기대 심리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2025년으로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미룰 것이라는 최근 전망 역시 넷플릭스에게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이거 월트 디즈니 컴퍼니 CEO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계정 공유를 중심으로 스트리밍 사업을 개선할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도 “계획된 시기를 고려할 때 2025년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아이거의 발언이 2025년까지는 계정 공유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고 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정책 시행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디즈니플러스가 2025년까지 계정 공유를 허용할 경우, 반사이익에 따라 넷플릭스 이탈자들에게 점수를 따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지만, 디즈니플러스가 계정 공유 정책을 허용하고, 콘텐츠 퀄리티와 다양성에 조금만 신경 쓴다면 넷플릭스 이탈자들을 품게 되며 향후 실적에 긍정적 효과를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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