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검열에 K팝 문화가 피해를 보았다.
지난 1일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의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이 폐쇄됐다. 다수의 현지 매체는 폐쇄 이유로 리사가 최근 프랑스 파리 유명 ’19금 성인 쇼’ 출연 것이 원인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리사의 웨이보 계정에 접속하면 “법과 규정, 웨이보 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이 계정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문구가 나온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어떤 민원이 접수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중국 인터넷 회사들은 자국의 무수한 검열 규정을 위반하거나 단순히 너무 큰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정기적으로 계정을 정지하거나 삭제한다”고 전했다.
이어 “리사의 웨이보 계정 정지는 그가 지난 9월 파리에서 ‘크레이지 호스’ 공연에 출연한 이후 발생했다”며 “리사의 공연은 보수적인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논란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단순, ’19금 논란’이 계정 폐쇄의 이유일까. 중국 당국의 검열 화살이 K팝 문화로 향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전 사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웨이보는 2021년 5월 “불건전하게 아이들을 응원한 계정 10개에 대해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30일간 게시글을 쓸 수 없도록 했다”며 공지한 바 있다. 계정 차단은 방탄소년단, 엑소 등 한국 아이돌 팬클럽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중국은 한한령을 통해 ‘한국 길들이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가 결정되면서다. 7년 전 중국은 일본, 미국과 함께 K팝 빅3 시장 중 하나였다. 국내 아이돌 활동 역시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초점이 잡혀 있었다. K팝 업계는 한한령 이후 자유로운 활동이 어려워지자 아시아가 아닌 미주권, 유럽권에 시선을 돌렸다. 실제로 국내 유명 엔터사의 경우 현재 중국 현지 사업장을 철수, 중국 내에서의 활동을 전면 중지한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판단한 ‘옳지 않은’ ‘자극적인 이슈’에 대한 검열은 명확한 기준이 없다. 최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전 편집장인 후시진, 중국 푸단대의 션이 국제관계학 교수 등 논객들이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발언을 웨이보를 통해 발언했다.
후시진 전 편집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아, 이스라엘 좀 진정하자”면서 “이스라엘이 태양계에서 지구를 쓸어버릴까 걱정된다”라고 적었다. 웨이보 팔로워 290만명을 보유한 한 인플루언서는 하마스를 ‘테러조직’이 아닌 ‘저항조직’으로 부르겠다고 선언했다. 션이 교수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나치의 침략 행위에 비유하기도 했다. 리사의 계정 폐쇄가 외설 공연 출연이 이유였다면, 중국의 소국(小國) 정신을 보여준 꼴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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