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펜싱 선수 출신이 운영하는 펜싱 아카데미 코치가 미성년자 2명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 대해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펜싱 아카데미는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가 운영 중인 곳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남현희는 해당 사건을 묵인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JTBC 뉴스는 남현희가 운영 중인 펜싱 아카데미 코치가 지난 7월 미성년자 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26일 보도했다. 또 남현희가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남현희가 운영 중인 ‘남현희펜싱클럽’ 코치는 개인 지도를 핑계로 피해 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1년 넘게 강제추행했다. 또 다른 피해 학생은 약 7개월 동안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피해 학생이 지난 5월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 코치에게 털어놓으면서 공론화됐다. 피해 학생이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해당 코치 수업에서는 빠졌지만 대회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강제추행을 당해왔다는 것.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남현희는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피해 학생과 단둘이 한두 번 정도 얘기를 나눴다. 코치가 만지고 뭐 했다고 하더라. 근데 난 이게 피해 학생에게 들은 얘기고 정보가 없지 않냐”고 발언했다. 즉 본인이 직접 피해 학생을 만나 성폭력 의혹에 대한 증언을 들었지만 피해 학생의 말만으로는 사실 관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4 2항에는 ‘체육 지도자와 선수, 그밖에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은 체육계 인권 침해 및 스포츠 비리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을 경우 스포츠 윤리 센터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여야 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에는 사설 학원의 운영자도 포함된다.
남현희는 피해 학생의 증언을 듣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남현희는 전청조와 함께 학부모 7명 앞에서 계속 피해 학생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전청조는 학부모 간담회에서 “OO이랑 (코치가) 뽀뽀하고 안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사실 한 가지 더 있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학부모들 앞에서 피해 학생들의 실명과 사건 내용을 거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 간담회가 있고 며칠 뒤 해당 코치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피해 학생들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피의자인 코치가 사망하면서 수사를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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