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애니의 완전체’, 하야오 신작 작화 엿보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돌아온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25일 관객에 공개한다. 감독이 신작을 내놓기는 꼭 10년 만이다.
하야오 감독은 2013년 ‘바람이 분다’ 이후 더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은퇴를 암시했다.
하지만 이내 그 계획을 철회하고 신작 구상에 돌입해 준비 기간 2년, 제작 기간 5년 등 총 7년의 시간을 쏟아부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완성했다. 이번 작품은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가장 긴 제작 기간이 투입된 영화다.
지난 7월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3개월 만에 국내서 공개하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등장인물 설정이나 작화 역시 감독의 개인사가 다양하게 반영돼 있다. 자신은 물론 주변 인물들을 바탕에 두고 창작한 인물이란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 하야오 감독 주변 인물들을 형상화한 캐릭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주인공 소년 마히토가 신비한 푸른 털을 지닌 왜가리와 함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세계로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마히토는 하야오 감독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해 만든 캐릭터다. 노년에 이른 거장이 유년기를 돌아보면서 창작한 캐릭터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하야오 감독은 마히토 외에도 그를 모험의 세계로 안내하는 미스터리한 왜가리, 어린 마히토를 걱정하며 보살피는 하녀 할머니 키리코 등 주요 캐릭터를 스튜디오 지브리의 멤버들의 특징과 개성을 토대로 만들었다. 오랜 기간 지브리 애니메이션 세계를 함께 일군 동료들에게 보내는 신뢰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에 더해 마히토가 신비로운 세계에서 만나는 탑의 주인 큰할아버지는 하야오 감독을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이끈 인물인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을 모티프로 만들었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 ‘빨간머리 앤’을 연출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하야오 감독은 이번 신작과 그 이야기를 채우는 큰할아버지 캐릭터를 통해 앞서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개척한 아티스트에게 존경을 담은 헌사를 보낸다.
● 물과 불의 활용부터 ‘먹방’까지 정교한 작화
하야오 감독의 개인사와 주변의 상황이 그대로 녹아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작화는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벼랑 위의 포뇨’를 만든 혼다 다케시가 맡았다. 풍부한 행동 묘사부터 액션, 일상 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상황 묘사에 탁월한 실력파 애니메이터로 꼽히는 인물이다.
제작진은 “혼다 다케시는 표현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물과 불을 활용한 장면부터 지브리 작품의 대표적인 특징인 생생한 먹방 장면까지 섬세하고 정교한 작화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하야오 감독은 장장 7년을 쏟아부은 이번 작품에 자신의 모든 것을 풀어냈다. 하야오 감독의 모든 것은 곧 스튜디오 지브리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
결국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감독의 대표작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부터 ‘벼랑 위의 포뇨’까지 지브리를 상징하는 작품들의 요소가 곳곳에 녹아있다. 그 자체로 지브리 애니메이션 팬들을 설레게 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이다.
주인공 마히토의 목소리는 18세의 신예 산토키 소마가 맡은 가운데 기무라 타쿠야, 스다 마사키, 시바사키 코우, 쿠니무라 준 등 배우들은 물론 인기 뮤지션 아이묭이 더빙에 참여해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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